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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밥과 떡을 오가는 우리의 전통간식 "약밥"

by 허브마스터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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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떡을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떡인지 밥인지 아리송한 우리의 전통 간식이 있습니다. 바로 약밥인데 자료를 찾아보니 굉장히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님 들이 즐겨 먹던 영양식이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몸에 좋은 재료를 넣어 만든 음식이라 약밥이라 하는 거 같습니다. 이번엔 약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몸에 좋은 재료를 넣어 만든 약밥
약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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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밥의 정의와 특징

 

약밥 또는 약식(藥食)은 찹쌀 대추, 밤, 잣 등의 견과류를 섞어 쪄낸 후 기름, 꿀, 간장에 버무려 먹는 음식입니다. 이름과는 달리 약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약식이라는 이름은 꿀이 들어갔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이전에는 꿀이 들어간 음식에는 약(藥) 자를 붙이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약과가 대표적 예입니다. 약밥을 '밥'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콩밥이나 팥밥과 같은 주식보다는 '떡'에 가깝습니다.

 

신라시대의 약밥은 그냥 찰밥이었으나 고려 시대에 와서 꿀과 기름을 섞어 지금과 비슷한 달고 기름진 약식이 된 듯합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절식의 하나이며, 회갑, 혼례 등 큰 잔치에 빠지지 않는 음식입니다.

 

달달한 음식이지만 의외로 어린이들이나 싫어하는 사람들은 싫어하는데 콩이나 대추 같은 여러 호불호 갈리는 부속물 때문입니다. 부속물 없이 순수하게 졸인 쌀로만 만든 약식도 있긴 한데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하면 거부하거나 쌀 부분만 찔끔 베어 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의 자녀들도 그렇습니다)

 

근래에는 일회용 용기에 담긴 약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회용으로 나오는 약밥
일회용 약밥

 

 

약밥의 역사와 제조법

 

약밥의 유래에 관한 일화가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1 「기이(紀異)」 사금갑조(射琴匣條)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라 제 21대 소지왕(炤知王) 10년 무진년戊辰年(488) 정월 보름날 임금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하였을 때 쥐가 말을 하며 까마귀를 따라가게 하였고, 까마귀를 따라간 곳에서 나타난 노인이 봉서를 전해주었다. 그 봉서에 쓰인 ‘사금갑(射琴匣)(거문고 집을 쏘라)’이라는 말 때문에 왕이 목숨을 구하게 되어 이날부터 까마귀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대보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고, 까마귀 색으로 찰밥을 만들어 까마귀에게 제사 지낸 것에서 유래한 것이 지금의 시절 음식이 되었습니다.

 

” 허균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정월 보름에 약밥을 까마귀에게 먹이는 것은 경주의 옛 풍속이며 중국인이 이를 고려반(高麗飯)이라 하였다.”라고 씌어 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 세시풍속집인 『경도잡지(京都雜志)』,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약밥은 정월대보름의 시절 음식이며, 신라의 옛 풍속이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규합총서』에 약밥 만드는 법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품질 좋은 찹쌀 2되를 잘 씻어서 하룻밤을 불린 후 시루에 안쳐 찐 후에 그릇에 쏟는다. 생밤과 대추를 많이 썰어 넣고 꿀 1 주발과 참기름 한 종지, 진한 간장 반 종지와 대추육 1 주발을 버무려 시루에 도로 담고 솥에 더운물을 가장자리까지 차게 붓는다. 시루에 안쳐 테를 두르고 방석을 덮고 불을 쐬어 익을 때까지 불을 약하게 종일 때고 시루 속을 종종 뒤집어 섞어 떠낸다. 떠내서 잣을 뿌려 쓴다. 솥에 물이 줄면 물을 더 붓는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편 『경도잡지(京都雜志)』에는 약밥에 시병(柿餠)(감편)을 넣고,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에는 꿀 대신 설탕을 이용하고 밤 대신 곶감이나 고구마를 이용해도 좋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찹쌀 고두밥에 설탕·참기름·진간장·캐러멜·밤·대추·실백 등을 넣고 버무려서 다시 찌며, 뜨거울 때 그릇에 담아 식힌 다음 썰어서 쓰기도 하고 밥처럼 합(盒)에 담아 쓰기도 합니다.

 

 

참고문헌

 

규합총서(閨閤叢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음식 백가지1(한복진, 현암사, 1998), 한국식품문화사(이성우, 교문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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