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포스팅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부산의 음식 문화가 전쟁과 관련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했던 밀면이 대표적인데 이번이 그중 대장 격인 거 같습니다. 부산에 가면 꼭 먹어보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부산 돼지국밥입니다. 돼지 사골을 푹 고아 만든 돼지국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산 돼지국밥의 정의와 유래
부산 돼지국밥은 돼지 사골을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육수를 돼지고기와 밥에 여러 차례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게 만든 다음 국물을 부어내는 부산광역시의 향토 음식입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이 전한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산광역시는 부산향토음식의 하나로 돼지국밥을 지정하였습니다.
부산광역시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들이 전한 여러 지역의 음식문화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부산 특유의 향토음식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자갈치시장의 곰장어구이를 비롯하여 구포국수, 냉채족발, 돼지국밥, 밀면, 비빔당면 등이 피난민을 통해 부산에 유입되어 정착하였거나 먹을 것이 부족했던 피난시절의 음식으로 등장한 것들입니다.
뽀얗게 우려낸 진한 국물에 경상도 방언으로 ‘정구지’라 불리는 부추를 듬뿍 넣어 새우젓으로 간한 국밥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부산진구에 위치한 서면시장의 돼지국밥골목은 부산의 원조 돼지국밥 맛을 보러 온 전국의 식객들로 연중 북적입니다.
국밥과 부산의 관계
국밥은 전통시대의 장터를 중심으로 발달한 우리나라 고유의 서민음식이자 외식문화의 원조입니다.
경상도 지방에도 옛날부터 지역별로 국밥문화가 발달하였습니다. 경상북도 영천시의 소머리국밥, 대구광역시의 따로국밥, 경상남도 함안군의 소고기국밥 등이 그러한 것입니다. 이 지역들은 교통로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어 장시가 크게 발달하였고 교통과 물류의 거점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부산의 돼지국밥은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현대사가 낳은 산물입니다.
또한 부산은 교통로의 요지이기 보다는 종착지였기 때문에 전국의 음식이 한데 모여 어우러지는 용광로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즉 분단과 전쟁으로 인하여 부산으로 이주하거나 피난 내려온 전국 팔도의 음식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부산 특유의 새로운 음식문화가 탄생한 것입니다.
부산광역시 영도구에서 58년을 살아온 정진아 할머니가 한국방송공사의 '한국인의 밥상'에서 한 인터뷰에 의하면 어릴 적에는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본 기억이 없다고 합니다.
돼지국밥은 부산에 이북 피난민들이 내려오면서 만들어진 음식이라고 증언하였습니다. 즉 부산의 돼지국밥은 이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난 고유의 향토음식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사회적 환경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한 음식입니다.
부산에 돼지국밥이 자리 잡은 연원은 한국전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부산 지역으로 유입된 피난민들이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돼지뼈를 이용해 탕국을 만들어 먹은 데서 돼지국밥이 비롯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1950년 9월 지금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에는 '하야리아 부대' 불리는 주한미군 부산기지사령부가 설치되었고, 주변에는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각종 부산물과 재료를 이용한 국밥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미군부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산 서면시장에 돼지국밥 골목이 형성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입니다.
과거의 돼지국밥은 전쟁으로 인해 헐벗고 굶주리며 경제개발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힘겨운 시절, 피난민에게는 타향의 설움을 달래 주고 부산서민에게는 고달픈 삶의 애환을 풀어주는 힐링푸드였습니다.
현재는 부산시민의 헬스푸드이자 부산을 찾는 식객들이 순례하는 컬처푸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2009년 부산광역시는 부산지역의 여러 향토음식 중에서 13개 음식을 부산의 공식적인 향토음식으로 지정하였습니다. 돼지국밥도 그중에 하나로 선정되어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255-15 서면시장 일대는 서면 향토음식 특화거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도로 한 쪽에는 돼지국밥집들이 늘어서 있고 그 맞은편은 칼국수집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1946년 연지시장에서 개업하여 1950년 이곳으로 이전해 온 ‘송정3대국밥’이 오래된 맛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돼지국밥 재료와 조리법
● 재료: 돼지사골, 사태, 전지, 무, 물
● 조리법
1. 돼지사골, 사태와 전지를 찬물에서 핏물을 뺀 후 24시간 푹 고아 육수를 만든다.
2. 삶은 돼지고기와 무를 밑 간하여 중 불에 달달 볶으면서 육수를 붓는다.
3. 뚝배기에 밥을 담고 삶은 돼지고기를 얹어 육수를 부어 토렴 한 다음 대파를 얹어낸다.
4. 곁들여 내는 부추겉절이, 깍두기, 새우젓, 양파, 풋고추, 마늘 등으로 입맛에 따라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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