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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요리/한국의 전통음식

아픈 현대사에서 탄생했지만 향토음식으로 발전한, 부산 밀면

by 허브마스터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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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6.25 전쟁 일 겁니다. 너무나 비참한 일이고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는 일입니다. 이런 고통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버텨왔고 근래에 들어 K 문화를 일구어 냈습니다. 그중 식문화도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은데 냉면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이번엔 부산에서 발전한 부산 밀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산 밀면 상차림
부산 밀면 상차림(출처-비지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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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밀면의 정의와 유례

 

부산 밀면은 밀국수 냉면의 약칭으로 밀가루를 원료로 뽑은 면을 사용하여 만든 냉면을 말합니다. 한국전쟁 시기 부산으로 내려온 이북지역의 피난민들에 의해 개발된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부산광역시의 고유한 향토 음식입니다.

 

우리나라의 향토음식은 본래 특정 지역의 자연적 환경과 문화적 배경이 만들어낸 고유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통과 물류가 발달한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그 향토음식이 존재했던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도 맛보거나 접할 수 있는 전국적인 음식으로 보편화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지역에서 유독 전통을 이어오면서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도 적지 않습니다. 그중 부산광역시의 ‘부산 밀면’이 그러한 향토음식 중의 하나입니다.

 

부산 물밀면
부산 물밀면(출처-비지트 부산)

 

부산 밀면이 부산광역시의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현대사에 속합니다. 1950년의 6·25전쟁 과정에서 전시 피난 수도였던 부산은 전국에서 몰려든 피난민들이 전한 각기 고유의 음식문화들이 어우러져 새롭고 독특한 부산 특유의 향토음식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지금도 부산을 방문하는 외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향토음식으로 부산 밀면을 비롯하여 자갈치시장의 곰장어구이, 서면의 돼지국밥, 부평깡통시장의 비빔당면, 남포동의 냉채족발, 구포 국수 등이 있습니다. 이 음식들이 바로 먹을 것이 귀했던 6·25 전쟁 시기 피난민의 허기를 달래 준 음식으로 생겨났거나 또는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음식이 부산에서 새로운 향토음식으로 거듭난 것들입니다.

 

밀면은 밀국수냉면의 약칭이다. 즉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통적인 냉면에는 메밀가루로 만든 면을 사용하는 평양식 냉면과 감자 전분으로 만든 면을 사용하는 함흥냉면으로 알려진 함경도의 농마국수가 있습니다. 물론 경상남도 진주시에도 조선시대부터 진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냉면이 있었으나 이 또한 메밀로 만든 면을 사용합니다.

 

면을 뽑는 과정은 똑같다
면을 뽑는 과정은 똑같다(출처-비지트 부산)

 

육수를 붓는 작업
육수를 붓는 작업(출처-비지트 부산)

 

이에 반해 부산 밀면은 이름 그대로 메밀이나 감자가루 대신에 밀가루를 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냉면입니다. 밀가루로 만든 면을 사용하게 된 유래는 흥남 철수 등으로 인해 이북지역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전쟁 통에 메밀가루를 구할 수 없자 당시 미국에서 대량으로 원조하던 밀가루로 면을 만들어 냉면을 만들어 먹었던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미국의 잉여 농산물인 밀가루가 대량 유입되면서 부산지역에는 밀면 이외에도 지금의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동 일대에 국수공장들이 들어서면서 구포시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구포 국수’가 피난민의 허기를 달래준 피난 음식이었다가 현재는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부산 밀면을 누가 먼저 시작하였는지의 원조에 대한 논란은 분분합니다. 그 중 하나는 함경남도 흥남시 내호리 내 호시장에서 1919년부터 ‘동춘면옥’을 운영하였던 고 이영순 씨가 1·4 후퇴로 지금의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2동에 ‘내호냉면’이라는 가게를 열고 밀면을 팔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함흥 지역에서 피난 내려온 모녀가 부산에 냉면집을 열었는데, 메밀로 만든 냉면이 부산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자 밀가루로 만든 밀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 외에 진주냉면으로 유명한 진주시는 원래 경상남도 도청 소재지였는데, 1925년 4월 경상남도 도청이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밀면이 전해졌다는 설이 전하기도 합니다.

 

 

부산 밀면의 종류

 

부산밀면은 비빔밀면과 물밀면의 두 종류가 있는데, 둘 다 양념고추장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고 삶은 계란과 깨, 오이, 노른자 지단, 수육 등이 고명으로 업어집니다. 물밀면이 여름에 시원하게 즐겨 먹는 데 반해 겨울에는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온밀면도 있습니다. 온밀면에는 잘 익은 김치를 고명으로 얹어서 얼큰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밀면
물밀면(출처-비지트 부산)

 

비빔밀면
비빔밀면(출처-비지트 부산)

 

부산 밀면은 전쟁이 끝나고 1960년대 이후부터 부산이 공업화되는 과정에 맞물려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서민들에게 저렴하면서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선호를 받게 됩니다. 1970년대 전후로는 부산 여러 곳에 밀면집들이 생겨나면서 대중음식으로 전성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부산에서 밀면집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중에서 남구 우암2동의 내호냉면, 부산진구 개금동의 개금밀면과 가야동의 가야밀면, 연제구 거제1동의 국제밀면, 해운대구 우동의 초량밀면 등이 부산 밀면의 명소로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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