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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간장(艮醬)의 역사와 제조방법을 알아 봅니다

by 허브마스터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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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간장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역사가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 같은 존재입니다. 가난할 때는 보리밥에 간장 한 종지 만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근래에는 다양한 종류의 간장이 나오고 있으나 그 근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변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번엔 간장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간장 이미지
간장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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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의 정의

 

메주 사진
메주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간장은 콩으로 메주를 쑤어 소금물에 담근 뒤에 그 즙 액을 달여서 만든 장 입니다.

 

음식의 간을 맞추고, 채소를 절이고 구황식물의 독기를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조미료입니다. 간을 맞추는 장이란 뜻으로 이두로 간장(艮醬)이라 불렀습니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서는 ‘지령’ 이라 적기도 했습니다. 한자로는 장(醬) 혹은 청장(淸醬)이라고 적었습니다. 청장은 경우에 따라 간장의 색이 맑은 것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간장에 관한 설명

 

메주로 간장을 만드는 과정
간장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음식의 간을 맞추는 기본 양념으로 짠맛, 단맛, 감칠맛 등이 복합된 독특한 맛과 함께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간장은 농도에 따라 진간장, 중간장, 묽은 간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각각 짠맛, 단맛의 정도와 빛깔이 다르므로 음식에 따라 쓰이는 용도가 각기 다릅니다. 담근 햇수가 1~2년 정도 되는 묽은 간장은 국을 끓이는데 쓰이고, 중간장은 찌개나 나물을 무치는데 쓰이고, 담근 햇수가 5년 이상 되어 오래된 진간장은 달고 거무스름하여 약식(藥食)이나 전복초(全鰒炒)등을 만드는데 쓰입니다.

 

예로부터 간장 담그는 일은 가정의 중요한 연중행사로 여겨 메주 만들기, 메주 띄우기, 장 담그기, 장 뜨기 등의 행사가 초겨울부터 이듬해 초여름까지 계속되었다 합니다. 간장 맛이 좋아야 음식 맛을 낼 수 있다 하여, 장을 담글 때는 반드시 길일을 택하고 부정을 금하였으며, 재료의 선정 때는 물론이고 저장 중의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간장의 연원 및 변천

 

고구려 고분인 안악삼호분(安岳三號墳)의 벽화에 우물가에 장독대가 보이고, "삼국사기" 에는 683년(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을 때의 폐백 품목으로 간장과 된장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에 이미 장류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사" 식화지(食貨志)에는 1018년(현종 9년)에 거란의 침입으로 굶 주름과 추위에 떠는 백성들에게 소금과 장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과, 1052년(문종 6년)에 개경의 굶주린 백성 3만여 명에게 쌀, 조, 된장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굶주린 백성을 위한 구휼 식품은 적어도 생명유지를 위한 최저 기본식품이라야 합니다. 이 구휼 식품에 쌀, 조와 같은 곡물과 함께 장과 된장이 들어 있었다는 것은 고려시대에 이미 장류가 필수 기본 식품으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록(要錄)" · "주방문(酒方文) · "시의전서(是議全書) 등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대부분 간장 제조법을 적고 있으며, "산림경제" 에도 25조 목의 조장법(造醬法)이 보입니다.

 

"증보산림경제" 에 수록된 장 담그는 법을 보면 "메주 한 말, 소금 여섯 내지 일곱 되, 물 한 통으로 하되 가을, 겨울 간에는 이보다 적게 하고, 늦은 봄에는 이보다 많이 한다. 메주는 잘 띄워서 다시 소금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쓰고, 항아리에 먼저 대나무로 겅그레를 만들어 그 위에 메주를 얹어 놓고 끓여 식힌 소금물을 붓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메주·소금·물의 비율이 1 : 0.6(0.7) : 2로 소금과 물의 야이 적은 좋은 간장을 담갔음을 알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소금의 양을 조절하여 과학적으로 관리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간장과 된장의 분리를 쉽게 하기 위해 대나무 겅그레를 만들어 쓴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규합총서" 에는 장 제조법 뿐만 아니라 장 담그는 데에 따른 택일 법, 금기사항, 보관관리법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장 담그기 좋은 날은 병인일(丙寅日), 정묘일(丁卯日), 제길신일(諸吉神日), 정월우수일(正月雨水日), 입동일(立冬日), 황도일(黃道日)입니다. 나쁜 날은 수흔일(水痕日), 육신일(六辛日)이라 하였습니다.

 

심복일이나 해 돋기 전에 또는 그믐날 얼굴을 북으로 두고 장을 담그거나 장독의 태세 방향(太歲方向)으로 두면 벌레가 안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여름에 비가 그친 직후의 우물물은 쓰지 말고 장 담그고 세이레 안에는 아기 낳은 곳과 초상난 집에 가지 말고 낯선 잡인은 가까이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냉수로 장독을 깨끗이 씻으라고 하였습니다.

 

간장은 부종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기력을 유지하는데 효과가 있다 하여 "구황촬요(救荒撮要)", "구황절요(救荒切要)" 등 구황식품서에도 콩 대용으로 콩잎을 이용한 흉년기의 장 제조법을 자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개화기 이후, 일본간장과 된장이 도입되었고, 간장 제조회사가 1930년대에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 각 가정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재래식 간장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뒤에 사회구조와 생활양식의 변화로 시판하는 간장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게 되어, 1980년 이후 현재 공장 공급 비율이 전체 소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식 간장 공장 사진
간장공장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간장의 제조 방법

 

재래식으로 간장을 만드는 과정
장 담그는 과정 (출처-황혜성)

재래식 방법과 개량식 방법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재래식은 가을에 콩으로 메주를 쑤어 온돌에서 띄운 다음에 이듬해 봄에 햇볕에 말린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볕이 잘 드는 곳에 30~40일가량 두어 충분히 우린 뒤에 그 즙 액만 떠내어 체로 걸러서 솥에 붓고 달여서 만듭니다. 소금의 농도는 18~20% 정도가 적당합니다.

 

개량식은 황국균을 써서 만든 개량 메주로 담그는 것입니다. 재래식 메주는 취급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므로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고 잘못 관리하면 좋지 않은 맛과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개량 메주는 단백질과 녹말을 가수분해시키는 힘이 강한 한 종류의 곰팡이를 번식시켜 만듦으로 품질이 균일하고 감칠맛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 맛은 너무 단순하여 집집마다 독특한 장맛을 지니던 때의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재래식과 개량식 간장은 모두 양조간장으로, 제조하는 데 그 시일이 오래 걸리므로 공장에서는 아미노산 간장을 제조하여 판매하기도 합니다. 아미노산 간장은 콩가루, 콩깻묵, 땅콩 깻묵, 간장 비지 등 단백질 원료를 염산으로 가수 분해하여 가성소다나 탄산소다로 중화시켜 얻은 아미노산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재래식 간장의 색, 맛, 향기를 내는 화학약품을 첨가하여 만든 것입니다. 재래식 간장보다 제조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은 있으나 풍미가 많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0.6~0.9%의 질소, 20% 내외의 염분, 1% 내외의 당분과 10%가량의 고형분을 함유합니다. 아미노산의 분해 산물인 멜라닌과 멜라노이딘 성분에 의해 간장은 갈색을 띱니다. 그 고유의 맛은 β-메틸메르캅토프로필알콜에 의하여 생겨납니다. 또한 간장 특유의 냄새는 알코올, 알데히드, 케톤, 휘발 성산, 에스테르, 페놀 등이 혼합되어 생긴 것입니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불길한 일이 생길 징조라 하였다 그래서 자을 담그려면 우선 택일을 하고 고사를 지냈습니다. 장을 담글 때는 신일(辛日)을 기피했습니다. 이것은 신(辛)이 "신맛" 과 음이 같으므로 장이 시어지는 것을 꺼리던 관념에서 나온 금기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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