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우연히 알아낸 식재료입니다. 물론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필자처럼 처음 알게 된 분들을 위해 포스팅해 봅니다. 우리나라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식재료가 많은 거 같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임지호 방랑 식객이 이 분야에선 최고였었습니다. 고인이 그립습니다.
나문재나물의 정의와 특징
해안가 습지에 자라는 짭조름한 나물 나문재(염봉鹽蓬)의 싹과 잎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가 찬물에 담가 짠맛을 빼낸 다음 참기름과 다진 마늘로 버무린 반찬입니다.
나문재는 순조 때 『만기요람萬機要覽』에 나오는 중궁전 진설 물목에 포함될 정도로 아삭아삭한 식감이 훌륭한 미식 재료로도 꼽힌 흔적이 있습니다. 나문재라는 이름에는 가난한 어촌에서 아무리 먹어도 밥상에 남고 아무리 뽑아도 해안에 계속 남는다는 원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단백질, 불포화지방, 칼슘, 인, 철, 나트륨 등 무기질과 비타민 등을 함유한 건강식으로 인정받으며 이제 약선(藥膳)의 식자재로서 종전 위상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나문재나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
나문재는 평안도에서 전라도까지의 서해안 갯벌이나 도서지역, 남해안, 간척지 등 해안사구, 내륙 염지, 폐염전 등지에 자생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톳나물과도 비슷해 보이나 나문재는 소금기를 품고 있는 염생식물(Halophyte)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나문재는 잎이 솔잎처럼 가늘다는 의미에서 ‘갯솔나물’로도 불립니다. 줄기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지고 가지나 줄기에는 도톰한 바늘 모양 잎이 빽빽하게 난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솔잎보다는 가문비나무 잎과 더 닮은꼴이지만 선인장 열매인 백년초 같은 붉은 빛깔이 살짝 돕니다. 가을이면 온몸이 붉은빛으로 물들기도 합니다.
서유구(徐有榘)는 이를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인제지(仁濟志)에 구황식물의 하나로 분류하면서 “나문재[鹽蓬]는 물가의 낮은 습지에서 자라는데, 줄기는 남가새[蒺藜]와도 비슷하고 모난 선이 있으며 이파리는 쑥과 비슷한데 훨씬 통통하고 단단하다. 줄기와 이파리 사이에 아주 작은 열매들이 맺힌다. 맛이 짭조름하므로, 싹[苗]과 잎[葉]을 채취해 물에 데쳐서 짠맛을 제거한 후 깨끗이 씻어 기름과 장으로 맛을 내서 먹는다.”라고 서술했습니다.
나문재는 일제강점기에 출간된 『구황지남救黃指南』과 『조선의 구황식물』, 『조선의 구황식물과 그 식용법』 등에 흉년 시기 굶주림을 해결할 야생나물 중 하나로 빠짐없이 소개되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어린잎과 줄기를 여름과 가을철에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밥 또는 떡에 섞어 넣어 먹으면 흉년 양식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해안가와 염전 일대에서는 이를 수시로 뽑아야 하는 귀찮은 잡초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탁월한 영양 가치에 더해 고혈압을 내리며 소화를 돕고 해열 효과와 해독작용도 갖는 약재로 주목받게 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약효가 제일 좋다는 단오 무렵 채취해 물에 데쳐 말려 두었다가 겨울에 꺼내 먹는 묵나물로도 활용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구황지남(救荒指南), 만기요람(萬機要覽),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조선의 구황식물(조선농회, 1919), 구황식물과식용법(救荒植物と其の食用法(林泰治, 東都書籍,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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