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향 장육이나 오향 족발의 원료로 쓰이는 향신료입니다. 한식에서도 고기를 삶을 때 오향을 넣을 수도 있지만 아직 까진 한국인 입맛에는 그리 친숙한 향신료는 아닙니다. 특유의 향이 있어 이국적이고 필자가 사용해 보았을 때는 육류나 어류에 소량량만 사용하면 고기의 잡냄새나 생선의 비린내를 잡는 데는 이만한 향신료가 없습니다.
팔각(八角)이란?
원산지가 서인도인 상록수로 마그놀리아라는 목련과 나무의 열매입니다.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팔각(八角)이나 팔각회향(八角茴香)이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star anise라고 부릅니다.
한자나 영어에서 모두 열매가 여덟 꼴 별 모양처럼 자라는 것에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간혹 일곱 꼴도 있습니다)
영어 이름대로 아니스와 거의 같은 향이 나기 때문에 고가인 아니스의 대용품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베트남에서 수입을 하는데 베트남 농민들이 수요가 많은 커피로 재배를 바꿔서 예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팔각은 미나리과인 회향과도 비슷한 향이 나기 때문에 일명 팔각회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팔각의 효능
의학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중국에서는 관절염에 좋다고 전해져 내려오면서 관절염 환자들에게 차로 끓여주는 민간요법이 있으며, 근래에 타미플루의 원재료로 사용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2009년도에 돼지독감이 유행했을 때 타미플루의 수요가 급증하여 식당에 팔각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잘못 알려진 정보로는 팔각에 독감을 낫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팔각은 단지 타미플루(오 세 타밀 비르 인산염)의 원재료인 시킴산을 추출하기 쉬워서 쓰이는 것뿐입니다.
비슷한 예로 키토산이 몸에 좋다고 하여 재료인 키틴질을 섭취해야 아무 소용이 없는 거와 같은 얘기입니다.
팔각과 요리
팔각은 향신료로 알싸하고 달콤한 향을 냅니다. 잡내 제거 효과가 탁월합니다. 보쌈용 돼지고기를 삶을 때 한 조각씩 넣으면 잡내도 제거되고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향이 강하므로 고기1키로에 5알 정도 넣으면 효과가 있습니다.
오향 족발을 삶을 때에는 필수 적으로 넣어야 합니다. (참고로 오향이란 팔각, 정향, 회향, 계피, 후추 등 다섯 가지 향신료를 혼합해서 만든 것입니다. 육류나 가금류를 굽거나 소태 하기 전에 미리 마리네이드 해서 사용합니다)
중국요리는 특히 상하이 요리에 많이 사용하며, 홍샤오러우 또는 동파육, 오향장육 등 삶은 고기 요리에서 나는 향 중에 대부분이 팔각 향입니다. 중국의 아침식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은 계란요리인 차 예단(茶蘂蛋)에도 들어갑니다.
인도요리에서는 가람마살라라 불리는 기본 향신료 조합에 들어갑니다.
요즘엔 팔각을 가루로 만들어 차나 커피에 이용하는 메뉴도 등장하였습니다.
팔각 구매와 주의할 점
팔각은 현재 시중에 홀 형태와 분 형태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청량리에 가면 한약 재료상들이 있는데 그곳에선 근(600g)으로 팔고 있습니다. 식자재 도매상에선 1 페트(200g)와 1봉(500g) 씩 낱개나 박스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제주도에도 비슷한 사촌관계인 붓순나무라는 종이 자생하는데, 절대 먹으면 안 됩니다. 향신료인 팔각과 달리 맹독성으로, 강한 신경 독인 아니 사틴(anisatin)이 들어 있습니다. 미국 질병 청인 FDA에서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붓순나무의 열매가 작고 불규칙적이라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로 흡사하기도 하고, 향과 맛도 거의 차이가 없어서 독이 없는 팔각으로 오인되어 중독 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예전 서양의 서적에 보면 아시아의 팔각을 '독성이 있어 식용하지 못하며, 방향제로만 쓸 만하다'라고 소개해 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유통이 허락된 재료만 사용하여 안전에 주의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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