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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요리/한국의 전통음식

강원도 음식: 여름엔 막국수, 겨울엔 장 칼국수

by 허브마스터 2023.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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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3대 별미로 꼽는 장 칼국수는 예로부터 장류가 발달한 강원도 지역의 특색이 녹아 있는 투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입니다. 보통 국수의 기본은 해물 육수인데, 강원도 내륙의 산촌지방에서는 멸치나 다시마를 구하기가 힘들어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육수를 만들고 얼큰하게 끓여낸 것이 바로 장 칼국수입니다.

 

장 칼국수(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장 칼국수(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장 칼국수의 정의

 

기존의 칼국수에 고추장과 된장으로 칼칼하게 맛을 낸 요리로 강원도의 향토 음식입니다.

 

멸치 육수에 각종 장을 넣어 간을 맞추기 때문에 국물 맛이 시원하고 구수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역에 따라 홍합과 같은 해산물을 넣기도 하고 간 고기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장 칼국수의 주재료인 된장은 콩으로 메주를 쑤어 말린 뒤 발효시킨 한국의 전통 발효 식품이며, 주로 음식의 양념으로 쓰이는 구수한 맛의 조미료입니다.

 

또 다른 주재료인 고추장은 찹쌀과 고춧가루, 엿기름 등을 섞어 만든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으로, 된장과 마찬가지로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되는 조미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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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국수의 특징

 

◈ 장을 이용한 국수

 

모래가 많고 산세가 험하며, 겨울에는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바람이 부는 강원도는 군부대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자 농산물을 기르기 척박한 지역입니다.

 

그렇기에 강원도에는 보존식이 발달되어 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장류입니다. 장기간의 저온 숙성을 통해 맛이 배가되는 장류는, 강원도의 서늘한 기후에 의해 독특한 맛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렇기에 고추장, 된장, 간장 등 강원도의 장류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여름엔 막국수, 겨울엔 장 칼국수

 

강원도의 국수라고 하면 대체로 ‘춘천막국수’를 가장 먼저 떠올릴 텐데, 춘천 막국수의 비결은 양념에 있습니다. 막국수 맛의 핵심은 강원도 고추장입니다.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먹는 강원도 막국수가 있다면, 겨울의 추위를 물리치는 국수는 강원도 장 칼국수가 있습니다.

 

강원도 여행은 속초, 양양, 강릉을 차례로 내려오면서 완성되는데, 횟집만큼이나 장 칼국수 맛집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반죽을 칼로 직접 썬 티가 팍팍 나는 투박한 두께의 칼국수와 걸쭉한 빨간 국물을 맛보면, 어느 매운탕 못지않은 매콤 칼칼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운탕이 시원 칼칼한 동해안 바다의 맛이라면, 장 칼국수는 걸 쭉 칼칼한 태백산맥의 맛이라고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 한국인의 깊은 맛

 

태백산맥의 특산품인 감자, 호박, 달래를 썰어 넣고,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끓이고, 마지막에는 제일 중요한 재료인 저온 숙성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넣고 끓여내면 걸쭉하고 풍미가 깊은 국물이 우러나는데, 그 맛을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자극적이고 새로운 맛보다는, 어딘가 포근한 정이 느껴지는 맛입니다. 걸쭉하게 풀어진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을 떠서 호로록 맛본 후 투박한 국수를 젓가락으로 건져 호호 불어 한입 먹으면, ‘한국인의 맛’이 떠오릅니다.

 

 

장 칼국수의 역사와 만드는 법

 

◈ 장 칼국수의 역사

 

강원 영동 지방 중 산촌이나 농촌 지역은 과거 소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칼국수를 멸치 또는 다시마 육수를 내어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먹었습니다.

 

특히 산촌이나 농촌 지역은 소금 또는 간장보다는 된장이나 고추장을 양념으로 대신하여 얼큰하게 끓여 먹던 습관이 전해져 내려왔는데, 이것이 현재 장 칼국수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장 칼국수 만드는 법

 

1. 밀가루에 물과 소금을 섞어 반죽을 하고, 반죽한 면은 30분간 냉장 보관한 뒤, 밀대로 밀어 칼국수 면을 뽑는다.

2. 애호박과 양파는 채쳐 준비하고, 느타리버섯은 밑동을 잘라 손으로 찢어 놓는다.

3. 대파와 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감자는 두툼하게 썰어 놓는다.

4. 냄비에 물이 끓으면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내고, 멸치는 건져낸다.

5. 육수가 끓으면 고추장과 된장을 푼다.

6. 여기에 감자를 넣어 끓이다 애호박, 양파, 칼국수 면을 넣고 한소끔 끓여 준다. 여기에 느타리버섯과 고추, 대파를 넣고 한 번 더 끓여낸다.

7. 모자란 간은 소금이나 간장으로 맞춘다. 대접에 칼국수를 담아낸 뒤 김 가루와 깨를 고명으로 얹어 먹는다. 봄철에는 냉이를 함께 넣어 먹기도 한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장 칼국수와 강원도 음식

 

장 칼국수는 매콤 달콤한 떡볶이도 생각나고, 해물 칼국수의 시원함도 느껴집니다. 자칫 텁텁할 수 있는 고추장의 맛을 된장의 구수함이 잡아주어 매콤 달콤한 밸런스가 훌륭한 향토 음식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어느 재료 하나 특별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재료들만으로 만들어진 장 칼국수!

 

그 흔하기 흔한 재료로 만든 국수 속에 오묘한 맛의 비법이 녹아 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 잘 안될 때면, “초심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떠올리듯, 온갖 화려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판치는 오늘날의 식탁에서, ‘별 볼일 없는 재료’로 만들어 투박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 장 칼국수야 말로 음식에 있어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생각됩니다.

 

산촌이나 농촌 지역에서 주로 먹던 장 칼국수는 강원도의 명물인 막국수와 함께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는 전통적이면서 서민적인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데 강원도로 놀러 갈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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