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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요리사(cook)의 생활을 잘 알려주는 이야기

by 허브마스터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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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현장에서 근무했던 요리사입니다. 이번엔 제가 요리사를 하면서 느낀 점과 현재 후배 요리사들의 개선 사항과 요리사를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도 있으니 이 점 유의하길 바랍니다.

 

정성껏 요리를 하고 있는 요리사
정성껏 요리를 하고 있는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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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의 시작

 

필자는 전문적인 요리사 과정을 거친 케이스입니다. 요즘은 특성화고에 전문 요리사 과정이 있는데, 현실은 내신을 이용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의 학벌 위주의 교육과 인식이 이런 병폐를 만들었습니다). 

 

재학 시 방학 중에 특급 호텔로 실습을 나갔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건 거의 노동 착취입니다. (한 달 일하면 실습비로 3만 원을 받았습니다/차비도 안 되는 비용입니다) 당시엔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고 잘 보이면 취업도 할 수 있다고 하여 정말 어린 나이에 열심히 가르침에 임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심히 수업도 받고 실습도 하여 자격증도 따고 제가 생각했던 요리사의 길을 차근차근 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군대도 자격증을 인정받아 주특기를 조리병으로 받아 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군생활을 할 당시는 구타도 있었고 점호 시에 군기를 잡는 생활이 반복되던 시기였습니다. (요즘엔 큰일 납니다)

신참일 때는 점호도 안 받고 집합에서 자유로워서 좋았었는데 선임이 되어 가면서 동기들과 같이 하는 시간도 별로 없고 새벽에 일어나고 휴일에도 똑같이 근무하는 생활이 좋지는 않았었습니다.

 

제대를 하고 복학하기 전에 실습을 나갔던 호텔에서 연락이 와 취업을 하였고 학교는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졸업을 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진정한 요리사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위생시설이 잘 갖춰진 주방
위생시설이 잘 갖춰진 주방

 

 

요리사의 꿈과 현실

 

지금도 생각나는 일화는 가장 친한 선배님 과의 대화입니다. 저에게 "넌 요리가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질문을 하셨을 때 전 요리는 "예술입니다"라고 답을 하였고 군밤 한 대를 맞은 기억이 납니다. 선배님은 "요리는 음식을 만드는 거고 음식은 먹는 거고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요리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해진 출근시간 보다 한 시간 먼저 출근하고, 퇴근은 주방장이 퇴근하라는 지시가 있을 때 퇴근하는 것이 룰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지옥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우리 세대 까지야 이게 통했지만 요즘에 이러면 고소당합니다)

 

처음엔 몰랐지만 대인관계의 단절이 오기 시작합니다. 남들 일할 때 쉬고 남들 쉴 때 일 하는 게 요리사나 서비스계열에 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문제점입니다. 심지어 조카아이들 돌잔치도 못 간 적이 있습니다.

 

군대 동기들도 제대후엔 어떻게 든 시간을 맞춰서 만났으나 더 이상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고 그들도 나에게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만나지 못해 지금은 소식이 끊긴 상태입니다. (보고 싶다 동기들아)

 

몸의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서비스 계통에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합니다. 저도 한때 오후 6시에 출근하여 새벽에 퇴근한 적이 있었는데 낮에 잠이 쏟아지는 현상이 10년은 지속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를 수는 있습니다)

 

다른 직종보다 근무시간이 깁니다. 무슨 브레이크 타임이내 이상한 소리 하면서 매장에 있는 시간을 늘립니다. 솔직히 출근하면 그게 근무지 일을 하지 않는다고 근무시간을 빼면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은 대부분의 식당이든 레스토랑이든 3시에서 5시까지 휴식시간을 주고 이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빼서 계산을 합니다. 이건 정당한 근로 조건이 아닙니다.

 

제가 호텔에서 근무할 때는 각 매장당 나이 지극하신 분들이 한 두 분 정도는 계셨습니다. 그런데 IMF 이후에 나이 드신 분들은 거의 명 퇴를 하시거나 퇴사를 하셨습니다. 지금도 50대 이상은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호텔은 노조가 있어서 제도적인 보호막이 있지만 그 외 매장은 정말 살벌합니다. 나이만 조금 들거나 급여가 조금 많아도 해고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직업이 안정적이어야 열심히 일하고 개인의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한참 아이들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때 고용의 불안은 정말 지옥과도 같은 힘든 일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참기 힘든 직급에 따른 일종의 군기가 존재합니다. 물론 주방에서 일을 하면 항상 안전사고가 도사리고 있고 언제 누가 다칠지 모르는 상황 인건 맞습니다.

 

다만 그걸 빌미로 신입이나 경력이 짧은 직원을 막 대한다면 이건 정상적인 직장의 모습은 아닐 겁니다. 절제되고 안정적이며 안전을 위주로 한 작업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정규직을 채용하는 직장은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제가 근무했던 호텔은 이런 차별이 매우 심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

 

다 같은 직업(요리사)을 가지고 입사를 하였는데 어떻게 그런 차별을 하는지 솔직히 호텔을 그만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정규직이었고 이런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상관과 마찰이 생겨 그만두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으나 전부 나열하면 너무 길어질 거 같아 다음 주제인 안전사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요리사를 위협하는 질병과 사고들

 

● 습진

 

요리사는 물을 계속 접하는 직업이라 물과 관련된 직업병이 생기곤 합니다. 저도 습진이 생겨서 병원도 많이 다니고 약도 먹어 봤지만 물을 접하지 않아야 호전된다고 하길래 이때 정말 이 직업을 그만두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습진으로 가려움을 알리는 이미지
주부습진

 

● 베임 사고

 

요리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다친 적은 칼에 베여서 손가락 끝부분이 잘려 나간 사고였습니다. 지금도 베인 부분은 지문이 없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손이 베어 피가 나는 사진
칼에 베인 사고 (출처-픽사베이)

 

● 미끄럼 사고

 

기름과 물을 항상 사용하는 공간이라 바닥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그래서 조리사는 미끄러운 바닥을 대비해 신발 바닥이 미끄럼 방지가 된 안전화를 신습니다. 처음 호텔에 실습을 나갔을 때 사이즈가 맞는 안전화가 없어 며칠 활동화를 신고 일을 한 적이 있는데 20대 초반에 무릎과 허리가 아파서 처음으로 파스를 붙이고 일을 한 기억이 납니다.

 

주방 바닥이 미끄럽다는 이미지
미끄럼 사고 (출처-픽사베이)

 

● 낙상 사고

 

사고를 방지하고 신체의 보호를 위해 주방에서는 안전화를 신습니다. 안전화에는 미끄럼 방지 기능도 있지만 신발 앞쪽에는 떨어지는 물건의 보호를 위해 철제로 된 안전도구가 들어 있습니다. 저도 매장에서 잘못하다가 칼을 떨어 뜨려 발등에 떨어진 적이 있는데 이때 이 철제 아니었으면 지금 불구가 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꼭 안전화는 신고 이을 하시기 바랍니다)

 

낙상으로 인한 피해에 관한 이미지
낙상사고 (출처-픽사베이)

 

● 골절 사고

 

주방 바닥은 항상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수를 위해 바닥에 물이 잘 흐르도록 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물이나 기름이 고이므로 일정 시간을 두고 청소를 하는데 이때 커버를 다 치우고 작업을 하다가 바닥에 발이 잘못 끼어 골절이 일어나는 사고가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후드라고 하여 배기시설이 있는데 여기도 청소를 하다가 미끄러져서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절대 안전을 먼저 생각하여 작업을 해야 합니다)

 

골절을 알리는 이미지
골절 사고 (출처-픽사베이)

 

● 이 밖에도 요리를 하면서 생기는 연기에 의한 호흡기 질환(요리사의 폐암 확률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작업 중 일어나는 충돌로 인한 찰과상, 물을 사용하다 전기를 만졌을 때 일어나는 감전사고등 수많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까지 고려하면서 이을 해야 하는 공간이 주방입니다.

 

 

요리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당부의 글

 

필자가 이번 주제를 쓰는 이유는 어느 직업이든 다 장단점이 있고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요리사라는 직업으로 가정도 꾸리고 아이들도 키우고 집도 사고 개인의 삶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근무하는 공간의 특성상 안전을 고려해야 하고 타인과 다른 시간의 활용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흔히 텔레비전에 나오는 스타 셰프를 보면서 요리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삶이 멋지고 화려해 보 일수 도 있지만 그들이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였고 어떻게 그 위치에 있는지도 자세하게 알아봐야 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모 기업 대표의 삶도 멋지고 화려해 보이지만 그분은 요리사라 기 보다는 기업가라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소위 말하는 금수저라 출발점이 다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대부분 흙 수저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요리사라는 직업은 결코 만만한 직업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을 자세히 파악하여 이 직업이 나에게 맞는지 꼭 알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알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인데 간접 체험을 통해서라도 알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미래를 결코 SNS나 미디어, 남의 말을 듣고 결정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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