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력고는 전통적으로 전라도의 도시와 농촌 지역에서 제조되어 왔으며, 특히 술문화가 발전한 나주와 함평 지역에서 유명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수제 방식으로 제조되었으나, 최근에는 대량 생산 방식도 도입되어 생산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라도의 문화유산, 죽력고 술에 대해 알아보기
죽력고는 대나무를 잘게 쪼개 불에 구워 대나무에서 나오는 진액, 죽력(竹瀝)을 첨가하여 만드는 전라도 지역의 전통 증류식 소주입니다. 약처럼 푹 고아(膏) 만들었기 때문에 酒(술 주) 대신 膏(기름 고) 자가 쓰입니다.
최남선은 자신의 저서 조선상식문답에서 조선의 3대 명주로 전주 이강고, 관서 감홍로와 함께 죽력고를 꼽을 정도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최남선이 꼽은 명주들의 공통점은 맛과 향이 뛰어난 술이기도 하지만 ‘약이 되는 술(藥酒)’로도 인정받아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특성이 있습니다.
죽력고는 죽력이외에 솔잎, 댓잎, 석창포, 계심, 생강과 같은 한약재가 첨가되어 약용으로도 손색이 없어, 과거 어린아이의 경기 치료에 구급약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의 주역으로 순창에서 체포된 전봉준이 고문을 당해 몸이 상했을 때 죽력고를 마시고 원기를 회복해 서울로 압송될 때는 수레에 꼿꼿이 앉아 갔다고 전해집니다.
죽력고는 과거 대나무가 많이 나는 전라도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술이었습니다. 하지만 죽력을 만들기가 까다롭고 많은 시간과 정성이 요구되므로 인해 점차 그 모습이 사라져 갔습니다. 더욱이 일제 강점기에 집안에서 만드는 가양주 제조가 금지되고 해방 후에는 밀주 단속과 쌀을 사용한 주류 제조가 금지되면서 명맥이 단절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죽력고는 전라북도 정읍의 태인 양조장에서 주조되고 있습니다. 2003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3호로 지정된 죽력고는 전통식품명인 제48호로 지정된 송명섭 전승자에 의해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연과 기다림으로 완성되는 연녹색의 죽력고는 대나무 숲의 상쾌한 향과 부드럽고 시원한 맛을 지닌 전통주로 알코올 도수는 32도입니다.
죽력고의 재료와 제조방법
죽력고에 들어가는 재료와 제조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제조방법은 검증된 것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재료: 죽력, 솔잎, 석창포, 계심, 생강, 댓잎, 덧술(쌀, 누룩)
◈ 제조방법
1. 깨끗이 씻은 쌀은 10시간 정도 충분히 불려 고두밥을 만들어 식힌다.
2. 식힌 고두밥과 누룩을 혼합하여 술독에 넣고 물을 붓는다.
3. 20일 정도 저온 숙성시킨다.
4. 죽력고가 담긴 항아리에 약재를 넣고 3~4일간 재워둔다.
5. 재워놓은 약재를 소줏고리 안에 넣고 대나무가지로 입구를 막는다.
6. 숙성된 덧술을 솥에 붓는다. 솥 위에 소줏고리를 얹는다.
7. 증기가 새어 나오지 않도록 솥과 소줏고리 이음새를 밀가루 반죽으로 막는다.
8. 약한 불로 6~8시간 눌지 않게 가열한다.
★ 죽력 반드는 방법
1. 3년 이상 된 대나무를 알맞은 크기로 자른 다음 2cm 두께로 쪼갠다.
2. 대나무 토막을 항아리에 가득 담는다.
3. 구덩이를 파고 죽력을 담을 그릇을 살짝 묻은 다음 대나무가 담긴 항아리를 엎어서 올려놓고 한지로 봉인한다.
4. 항아리 전체에 황토를 두껍게 덮는다.
5. 항아리 주위로 말린 콩대를 둘러놓고 불을 지른다.
6. 콩대가 다 타고 약간의 불씨를 남겨둔 상태에서 쌀겨를 들이붓는다. 이 쌀겨가 전부 탈 때까지 기다린다.
7. 이 과정은 보통 1주일 정도 걸린다. 쌀겨가 다 타면 봉인을 풀고 죽력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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