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무슨 나물 같은 것으로 젓갈과 갖은양념으로 조물조물 무쳐서 반찬으로 먹으면 너무 맛있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제야 고들빼기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당시에 어머님이 무슨 김치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밤에 찬물에 밥 말아먹을 때 가장 맛있는 반찬인 고들빼기김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고들빼기김치의 정의와 특징
고들빼기를 소금물에 절여서 멸치젓국,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으로 양념하여 담근 김치입니다.
고들빼기는 특유의 쌉쌀한 맛이 나는, 전라도 지역 대표 겨울 김장김치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들빼기김치를 담글 때는 고들빼기를 잘 삭혀야 쓴맛이 빠지고 양념의 감칠맛이 살아나 입맛을 돋웁니다.
최근에는 전라도 여수 지역에 돌산 갓과 함께 고들빼기를 특산물로 재배하여 고들빼기김치를 담가 판매하는 곳이 많아 짐에 따라 전국에서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고들빼기김치의 자세한 설명
◆ 고들빼기김치 역사
고들빼기김치는 쌉쌀한 맛이 특징인 겨울 김장김치로, 전라도 지역 향토 음식입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고들빼기를 ‘고채苦菜’라 하였습니다. 『명물기략名物紀畧』에는 고채를 ‘고도苦荼’라 하였으며, 이것이 ‘고독바기’가 되었다고 전합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는 1796년(정조 20)에 기록된 「각 물종의 절가折價에 관한 식례」에서 고들빼기를 고돌박(古乭朴)으로 소개하였습니다. 1799년(정조 23)에는 고들빼기를 강아지풀과 같은 잡초로 여기는 기록도 등장합니다.
조선시대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가사인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2월령에는 "··· ··· 산채山菜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요 소로장이 물쑥이라 ···”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러한 고들빼기로 김치를 담가 먹은 역사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고춧가루가 일반적으로 식용된 시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고들빼기는 우리나라 야산에 널리 자생하며, 약용이나 식용으로 이용되었습니다. 특히 식용으로 이용될 때는 대개 고들빼기김치, 고들빼기무침, 고들빼기장아찌 등으로 조리하여 먹습니다.
◆ 고들빼기김치 담그는 법
고들빼기김치는 과거 김장철에 담가 음력설까지 먹던 김장김치였지만 요즘은 고들빼기를 재배할 수 있어서 계절과 관계없이 담가 먹습니다.
고들빼기김치에 사용되는 고들빼기는 뿌리가 굵고 잎이 연한 것이 좋습니다. 고들빼기는 뿌리째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기를 빼고, 소금물에 절이거나 물에 담가 돌로 눌러 7~8일간 삭혀서 쓴맛을 뺍니다.
이렇게 삭힌 고들빼기는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빼 주고, 멸치젓은 물과 1:1 비율로 끓인 다음 거름망에 걸러서 맑은 멸치젓국을 만듭니다.
밤도 껍데기를 벗겨서 미리 납작하게 썰어 두고, 실파는 다듬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둡니다. 맑은 멸치젓국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설탕, 통깨 등을 넣어 김치 양념을 만듭니다.
여기에 고들빼기와 실파, 밤 등을 넣어 잘 버무리면 고들빼기김치가 완성됩니다. 완성된 고들빼기김치는 엉키지 않도록 타래를 만들어서 옹기에 꼭꼭 눌러 담은 다음 푹 익혀 먹습니다.
참고문헌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동의보감(東醫寶鑑,) 명물기략(名物紀畧), 조선와조실록(朝鮮王朝實錄),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향토음식(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84), 한국의 전통음식(황혜성 외, 교문사, 1989).
'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멥쌀과 잘 어울리는 구황작물인 기장에 관한 이야기 (2) | 2023.01.03 |
---|---|
한국인의 대표적인 국물음식 "국" 에 관한 이야기 (2) | 2022.12.29 |
크리스마스에 먹고 싶은 수산물 요리 추천 (0) | 2022.12.23 |
귀신을 물리치는 팥죽을 먹게 된 이유 (0) | 2022.12.23 |
비빔밥의 제왕인 전주비빔밥의 유래 (0) | 2022.1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