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비빔밥. 누구나 비빔밥 하면 생각나는 것이 전주비빔밥 일 것입니다. 그러나 비빔밥은 전국 어디서나 있는 것인데 유독 전주비빔밥이 유명한지는 잘 모를 것입니다. 이번엔 전주비빔밥이 어떻게 생기고 유명해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전주비빔밥의 정의 및 특징
여러 종류의 나물과 쇠고기 및 전주 콩나물, 청포묵을 밥에 얹어 고추장 양념으로 비빈 전라북도 전주 지역 음식입니다.
시장음식이던 비빔밥이 전문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비빔밥 형태로 재구성된 것은 1950년대 초반 무렵이었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에는 여러 식당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형태 면에서의 완성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식당마다 고유한 조리법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전주비빔밥 조리법을 한 가지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전주비빔밥의 특징이라 할 것이다. 다만 쥐눈이콩으로 재배한 콩나물이나 청포묵(황포묵) 등과 같이 전주 지역 고유의 식재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주비빔밥에 대한 설명
비빔밥은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서 양념에 비벼 먹는 간단한 음식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고 간단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국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음식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지역별 · 재료별로 매우 다양한 비빔밥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전주비빔밥 외에도 평양·해주·진주 등 비빔밥 등이 유명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전주 지역에서는 남부시장을 중심으로 간단한 한 끼 음식인 비빔밥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전주가 고향인 시인 조병희는 『전주풍물기』라는 수필집에서 “음식점에 들르게 되면 건장한 일꾼이 커다란 양푼을 손에 받쳐 들고 옥쥔 숟가락 두어 개로 비빔밥을 비벼 대는데 흥이 나면 콧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빙빙 돌리던 양푼이 허공에 빙빙 돌다가 다시 손으로 받쳐 들고 비벼 대는 솜씨는 남밖장만이 가지고 있는 정경이랄까?”라고 하여 당시 남부시장 일대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판매하던 정경을 회고하였습니다.
이처럼 전주 남부시장식 비빔밥은 숟가락으로 빙빙 돌려 가며 밥을 비빈다 하여 ‘뱅뱅돌이 비빔밥’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습니다.
◆ 전주비빔밥의 외식업 진출
시장음식으로 출발한 전주비빔밥이 외식업에 본격 편입된 것은 1950년대 초에 이분례가 옛 전북도청 인근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였습니다.
6·25 전쟁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 이분례는 ‘한국떡집’이라는 떡집을 차렸습니다. 그러나 떡이 기대만큼 잘 팔리지 않자 인근 공무원과 회사원을 상대로 점심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개발한 메뉴가 비빔밥이었습니다.
이 비빔밥은 남부시장식 ‘뱅뱅돌이 비빔밥’에서 착상했지만 시장비빔밥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도라지, 쑥부쟁이, 꽃버섯 같은 특별한 재료를 넣고 그 위에 쇠고기육회를 올리는 방식으로 비빔밥을 좀 더 고급화했습니다.
이분례의 비빔밥이 큰 인기를 얻게 되자 주변 식당들이 메뉴에 비빔밥을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1960~1970년대 옛 전북도청 인근에는 비빔밥 전문식당이 늘어선 비빔밥 골목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식당 중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조리법을 개발한 집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집은 고추장 양념에 밥·콩나물·참기름을 넣어 밥을 미리 볶은 후 그 위에 고명을 얹어내고 또 어떤 곳은 비빔밥에 잣·은행·밤·대추 같은 영양식 재료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식당은 아예 사골육수를 넣어 밥을 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1960년대 전주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던 비빔밥은 1970년대 무렵 서울로 진출하게 됩니다. 당시 백화점은 매상을 올리기 위한 새로운 판매 전략으로 <팔도민속전>을 기획하면서 전주 지역 명물로 비빔밥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에서는 원래 ‘콩나물비빔밥’으로 불리던 비빔밥이 전주라는 지역명과 결합하여 ‘전주비빔밥’이 되었습니다.
참고문헌
난록기(최승범, 세운문화사, 1977), 전주비빔밥의 사회적 부각과 고급화 과정 연구(양미경, 한국민속학58, 한국민속학회, 2013), 전주풍물기(조병희, 전주문화원,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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