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서민음식 라면 이야기

저녁을 먹고 잠이 들기 전 이상하게도 배가 출출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라면일 것입니다. 라면을 '자기 전에 먹으면 살이 찐다 아침에 붓는다' 라는 사실은 다 알고 있지만 유달리 야심한 밤에 더 먹고 싶은 건 왜일까? 아무튼 우리와 가장 친숙한 라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마트에 진열된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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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정의

 

국수를 증숙시킨 뒤 기름에 튀겨 만든 유탕면에 분말 또는 액상수프를 별첨하여 만든 즉석식품입니다.

 

 

라면의 역사

 

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일본인 안도 모모후쿠가 1958년에 처음으로 발명하였습니다. 그는 술집에서 튀김요리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던 중 라면 제조법을 생각해 내었다고 합니다. 밀가루를 국수로 만들어서 기름에 튀기면 국수 속의 수분은 증발하고 국수는 익으면서 속에 작은 기공이 생기는데 이 상태로 건조했다가 뜨거운 물을 부으면 기공에 물이 들어가 본래 상태로 풀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1959년 에스코크, 1960년 명성 식품이 치킨 라면을 출시하면서 라면이 본격 시판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당시는 면 자체에 양념을 가한 것이어서 시일이 경과되면 쉽게 변질되는 단점이 있어 1961년 명성 식품에서 현재와 같은 수프를 분말화하여 별첨 한 형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라면은 손으로 가늘고 길게 늘인 ‘데노베 라면’으로, 흔히 ‘납면(拉麵)’으로 불렸습니다. 이것이 일본어 ‘라멘’의 어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 이후에는 미국의 밀가루 지원과 우리나라 정부의 쌀 소비 절약을 위한 분식 장려 정책에 따라 대중화가 시작되었으며, 기호성·편의성·실용성이 부각됨에 따라 점차 소비가 증가하여 2022년 현재 라면 소비량 전 세계 1위국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라면 역사는 삼양식품이 일본에서 기계를 도입하여 1963년 9월 삼양라면을 대량 생산하게 된 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1965년 롯데, 1975년 농심, 1983년 한국 요구르트, 1987년 오뚝이 등이 5대 생산업체로 합류했습니다. 이 밖에 풀무원, 제일제당 등에서도 라면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 라면의 국내 연간 생산량이 10억 개를 돌파하였으며, 2000년대에는 20억 개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전의 3분간 끓여 먹는 제품에서 착안해 더운물만 부으면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즉석라면 및 컵라면 등이 제조되어 즉석식품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또한 1970년대 말부터 미국, 일본, 중국, 대만, 호주 등으로 수출도 하게 되어 2017년 기준 3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하였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우수한 라면 제조 독자 기술을 통해 세계 1위의 라면 수출국 및 소비국이 되었습니다.

 

 

라면의 특징 및 의의

 

라면은 100g당 약 430kcal의 열량을 내고 탄수화물 65g, 단백질 9g, 지방 14g 정도가 함유되어 있어 한 끼 식사에서 공급되어야 할 영양을 대부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김치와 함께 먹거나 단백질이 풍부한 달걀을 넣어 조리하면 영양이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라면의 가장 큰 특징은 꼬불꼬불한 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수처럼 일직선으로 만든 면이 유통 과정 중 부서지거나 다루기 불편한 단점을 보완해 준 것입니다. 또한 꼬불꼬불한 면으로 인해 공간이 생기고, 조리 시 그 공간으로 뜨거운 물이 들어가 라면이 익는 시간을 좀 더 짧게 해 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비록 라면은 경제 사정이 풍족하지 못한 시기에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식량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조리법 등으로 대중의 사랑을 크게 받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또 우리나라 라면에 있는 특유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는 점에서 감히 라면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라면의 생산과 소비(이정근, 동아시아식생활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동아시아 식생활학회, 2006), 라면의 역사(노완섭, 동아시아 식생활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동아시아 식생활학회, 2006), 우리 밀의 종합적 활용을 위한 가공공정 기술의 개발(김종태 외, 농림수산부·한국식품 개발연구원,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