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통식품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는데 막연히 알고 있는 막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였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음식에 무척 관심이 많았고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정신이 강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번엔 된장과 다른 막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막장의 정의
메줏가루에 밀·멥쌀·보리 등 전분질을 넣고 소금과 고춧가루 또는 고추씨 가루를 넣어 숙성시켜 먹는 속성 된장으로 간장을 떠내지 않은 된장입니다.
된장과 막장을 간단히 비교하자면, 메주에서 간장을 뽑고 남은 것을 으깬 것이 된장이고, 간장을 뽑지 않고 바로 갈아서 장을 만들면 막장입니다.
막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
막장은 강원도를 비롯해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주로 보리 생산이 많은 남부지역에서 먹었습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빰장’, 충청도 지역에서는 ‘빠개장’이라 하였습니다.
메줏덩이로 간장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메주는 장을 담글 때 쓰는 보통 메주나 여러 곡류를 넣어 찐 후 띄운 막장 전용 메주를 사용합니다. 쌈장, 수육이나 편육을 찍어 먹는 양념장, 생선회로 물회를 만들 때의 양념,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데 사용합니다.
막장의 원형으로 보이는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기록된 담수장(淡水醬)은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만든 메주를 둥글둥글하게 덩이로 뭉쳐서 초봄에 깨뜨려 3~4되씩 더운물과 소금물을 섞어 따뜻한 방에 두거나 햇볕에 6~7일 익혀 햇나물과 함께 먹으면 맛이 새롭다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 소개된 막장은 봄·가을철에 만듭니다. 재료는 메줏가루 5홉, 찹쌀 2홉, 물 6홉, 소금 1홉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찹쌀 4공기에 메줏가루를 섞어서 덮어 1일 동안 지낸 후 물에다가 소금이나 간장을 섞어서 반죽한 것에 섞어서 잘 덮어주면 한 10여 일 후부터 익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음식대관』에 막장 만드는 법을 보면 재료는 막장 가루 1kg, 물 1.5ℓ, 소금 250g이다. 만드는 방법은 “물을 끓인 후 완전히 식혀 소금과 고춧가루 약간, 물엿 약간을 넣은 후 버무려 두면 3주 후면 맛이 든다.”라고 하였습니다.
조선시대에 된장 대용으로 사용한 일종의 속성 된장입니다. 그 원류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빚은 메주를 봄에 잘 말려 6~7일간 따듯한 온도에서 숙성시켜해 채소와 함께 먹는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현재는 곱게 분쇄한 보리에 엿기름으로 죽을 쑨 후 고춧가루나 고추씨가루, 소금, 메줏가루를 혼합하여 30~40일간 따뜻한 곳에서 숙성시킵니다.
막장의 특징과 의의
막장은 일반 메줏가루로 만들기도 하지만 콩에 밀, 멥쌀, 보리 등 전분질을 섞어서 막장용 메주를 만들어 장을 담그기 때문에 콩으로만 메주를 쑨 재래식 된장과 달리 소금을 조금만 넣고 오래 숙성시키지 않아도 됩니다.
메주에 밀, 멥쌀, 보리 등 전분질이 들어가면서 당분이 분해되어 발효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된장에 비해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지방산 총량 대비 약 37.7~46.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막장 재료인 메주, 보리, 고추씨 등이 포함되어 있어 항산화·항암·항고혈압 등 효과를 보입니다.
참고문헌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강원도 시판 막장 제품의 이화학적 품질특성 및 생리활성 조사(김병목 외, 한국식품영양과학 회지 44-6, 한국식품영양 과학회, 2015),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한복진, 현암사, 1998),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방신영, 장충도서출판사, 1957), 우리말 조리 어사 전(윤숙경, 산광출판사, 1996), 한국음식 대관 4(한국문화재 보호재단, 한림출판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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