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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특별한 날에 빠지지 않는 영양만점 "잡채"

by 허브마스터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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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나 집안의 행사가 있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음식이 있습니다. 비로 잡채입니다. 잡채의 역사를 살펴보니 예전에는 지금처럼 당면을 사용하지 않고 고기와 야채만으로 만든 우리 고유의 음식입니다. 이번엔 민속학에서 바라본 잡채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면과 여러가지 야채, 고기로 맛을 낸 전통음식
잡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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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의 정의

 

삶거나 물에 불려 볶은 당면에 여러 가지 채소와 버섯·고기를 채 썰어 양념하여 각각 볶은 다음 잘 섞어서 간을 맞추고 배, 달걀지단, 실백 등을 고명으로 얹어 낸 음식입니다.

 

 

잡채의 역사

 

잡채(雜菜)는 당면을 넣은 잡채와 넣지 않는 잡채가 있습니다. 한글조리서 인 『음식디미방』(1670년경)에 나오는 잡채에는 당면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만드는 법은 “오이채, 무, 댓무, 참버섯, 석이, 표고, 송이, 숙주나물은 생으로 하고, 도라지, 거여목, 박고지, 냉이, 미나리, 파, 두릅, 고사리, 승검초, 동아, 가지, 꿩은 삶아 찢어 놓습니다. 생강, 후추, 참기름, 진간장, 밀가루 등 갖가지 재료를 가늘게 한 친씨가 썰어 각각 기름간장에 볶아 섞어 즙과 천초(산초), 후추, 생강을 뿌립니다.

 

즙은 다진 꿩고기와 삼삼하게 거른 된장에 참기름과 밀가루를 넣어 끓여 만듭니다. 동아는 날 것을 물에 살짝 데치고 도라지와 맨드라미나 머루의 붉은 물을 들인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잡채라는 이름에 걸맞게 20여 가지 재료와 7가지 양념이 사용되었고, 동아에 물을 들이는 것과 밀가루 즙을 끼얹는 것 등은 매우 특이한 방법이다. 『규곤요람(閨壼要覽)』(1896)에도 당면 없이 겨자에 무친 잡채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부터 당면이 들어간 잡채가 나타납니다. 『조선무쌍신식 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은 “당면을 데쳐 넣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하였고,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에는 잡채 재료 중에서 당면이 주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또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에는 당면을 넣은 잡채와 넣지 않은 두 가지 잡채가 나옵니다. 이후의 음식책에는 모두 당면을 넣은 잡채를 소개합니다.

 

재료 면에서도 1930년대 잡채와 오늘날 잡채는 차이가 많습니다. 1930년대 잡채 재료는 도라지·숙주·황화채·미나리 등 채소와 배, 쇠고기, 돼지고기를 함께 사용합니다. 또 전복·해삼을 자주 사용합니다. 반면에 현대 잡채는 숙주를 사용하지 않고, 도라지·황화채·미나리·배는 아주 드물게 사용합니다.

 

고기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중 하나만 사용하고, 전복·해삼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잡채는 밀가루즙이나 겨자즙 등 즙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19년 황해도 사리원에 처음 당면 국수 제조 공장이 설립되었는데 이 시기와 당면을 넣는 잡채는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잡채의 지역적 사례와 특징

 

경상남도 진주 지역의 조선 잡채는 당면 없이 고사리, 거두절미한 콩나물, 죽순, 연근, 처녑 등을 조선간장 겨자즙으로 무쳐낸 전통음식으로서 잡채의 옛 모습을 보여 주는 향토 음식입니다.

 

함경남도 원산 잡채는 삶은 당면을 간장과 참기름으로 무치고 문어, 홍어, 대합 등 해물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여러 가지 채소를 섞어서 양념하여 기름에 볶은 향토 음식입니다.

 

여러 가지 채소를 섞어 만드는 잡채는 밥상·술상·잔칫상 등에 두루 쓰이며, 특히 생일상과 잔칫상에는 빠지지 않는 음식입니다.

 

잡채는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므로 열량이 높고, 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 등이 충분한 영양식입니다. 그리고 모든 재료를 기름에 볶기 때문에 고소하고 부드럽습니다. 잡채는 잔칫상을 차릴 때 가장 먼저 택하는 종목입니다. 갖가지 채소의 향과 색, 버섯과 고기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보기도 좋고 맛도 뛰어나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참고문헌

 

규곤요람(閨壼要覽), 음식디미방, 조선무쌍신식 요리제법(이용기, 한흥서림, 1924), 조선요리법(조자호, 광한서림, 1939), 조선요리제법(방신영, 한성도서, 1942), 한국요리문화사(이성우, 교문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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