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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이야기

디저트에 이용을 많이 하는 향신료, 박하(mint)

by 허브마스터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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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할라니까'라는 애드리브 대사가 나오는 영화가 생각 납니다. 여기서 모히또라는 음료를 우린 무척 좋아합니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음료입니다. 이 칵테일에 민트가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게 해주는 박하(mint)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칵테일에 많이 이용되는 민트
칵테일에 많이 이용되는 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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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mint)의 개요

 

박하()는 쌍떡잎식물 통 화식 물목 꿀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자 향신료입니다.

 

영어로는 민트(mint), 순우리말로는 '영생이'라고 한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님프 멘테에서 가져왔습니다.


교잡이 잘되면서 번식력과 생존력도 어머어마하게 뛰어난 식물로, 인간이 이 향을 좋게 여기지 않았다면 그냥 잡초였을 식물입니다. 심지어 박하 중에는 식물 독성을 가진 물질을 지닌 종류도 있습니다.


대충 놔두고 생각날 때 물만 주면 쑥쑥 잘 크기 때문에 중증의 귀차니즘이라도 손쉽게 들여놓기 좋은 식물입니다.

 

제대로 키운다면 틈틈이 따먹을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쓸만한 식물이며 취급하는 곳도 2000년대 이후 점차 늘어나 웬만한 꽃집에서 애플민트나 스피어민트, 페퍼민트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화훼단지에 가면 '코리안 민트'란 이름으로 유통되는 일반 박하나 오 데 코롱 민트, 페니 로열 민트, 초코민트 등등 특이한 종도 판매합니다. 


민들레에 대한 서양에서의 인식이 잔디밭의 마왕일 정도로 나쁜 것과 달리 한국에선 인식이 꽤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민들레를 요긴하게 쓰기 때문임을 생각해보면, 이 박하란 식물의 향이 유용하지 않았다면 민들레보다 더 지독한 밭의 패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박하를 남의 집 마당에 몰래 심어 밭을 초토화시키는 민트 테러를 한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브리티시 지역에서 많이 쓰이는 향신료입니다.

 

참고로 오늘날 많은 껌과 치약에 들어가는 민트향인 스피어민트 향이 처음으로 상표 등록된 곳이 영국이었고, 페퍼민트 또한 18세기 중반 영국 잉글랜드 쪽 기록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민트 사탕의 대명사인 Polo 또한 영국 회사이고, 영국식 민트 사탕인 스카치 민트가 영연방 각국과 유럽 대륙으로 퍼질 정도로 영국에서 민트는 상당히 사랑받는 향신료입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민트 초코, 민트 초콜릿, 민트 아이스크림, 라임 민트, 파인애플 민트 등 다양한 민트 요리들이 영국에서 시작했거나 영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박하(mint)의 사용

 

상쾌한 향이나 허브가 대중화된 지역에선 차로 즐겨 마시는 것이 일상적이고, 아이스크림, 박하사탕, 껌,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의 첨가물로도 쓰입니다.

 

모히또 같은 칵테일이나 음료를 만들 때에도 특유의 청량감을 살리기 위해 민트가 자주 들어갑니다.

 

그리고 구강세정 용품(리스테린 등), 특히 치약에 많이 들어가는데 특별한 향이 없는 기본적인 치약도 박하향은 첨가할 정도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아이스크림에 바닐라향만은 꼭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특유의 청량감 덕에 보통 청록색으로 이미지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청량감 때문에 도리어 음식에 넣으면 '치약 맛'이 난다며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향신료(허브)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민트향 아이스크림으로 이쪽은 촉감조차 치약과 비슷해서 싫어하는 사람은 못 먹을 것 수준으로 싫어할 정도입니다.

 

반대로 박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치약이 민트향인 거지 민트가 치약 맛인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싫어하니 여러 명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맛을 하나씩 시킬 때에 민트 초코를 선택하면 원성을 듣는 수가 있으니 괜찮은지 물어보고 정하는게 좋을 것입니다.


시중에서 상품으로 박하를 구하기는 상당히 어려운데, 식물 자체는 생명력이 질기지만 잎을 채집하면 하룻밤만에 말라버리는 탓에 유통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래서인지 가격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이 조차도 일반 대형마트에서는 잘 팔지도 않고, 백화점 식품관에나 가야 찾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 키워먹다가 백화점에서 박하를 사려고 한다면 알 수 없는 혈압이 오를 정도였지만 2018년 기준으로 홈플러스 같은 프랜차이즈 대형마트에서는 애플민트를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선도 유지가 어렵습니다.  

 

말린 잎은 구하기 쉽습니다. 약재상만 찾아가도 말린 박하잎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박하(mint)의 종류

 

▶ 애플민트 (Applemint; Mentha suaveolens) - 둥글둥글한 잎사귀에 사과향이 아련하게 나는 민트. 가장 구하기 쉽고 순합니다. 자매품으로 파인애플 민트, 바나나 민트 등이 있으나 어째서인지 이름값을 못 하고 모두 애플민트처럼 사과향이 납니다.

 

둥글둥글한 잎 모양의 애플민트
둥글둥글한 잎 모양의 애플민트

 

스피아민트 (Spearmint; Mentha spicata) - 타 종류에 비해 멘톨 성분이 적고 잎사귀가 날카롭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스피아(Spear) 민트. 잎사귀를 씹으면 스피아민트 껌과 같은 맛이 납니다.

 

근데 스피아민트 껌에는 스피아민트가 없고 대신 이를 모방한 비슷한 향기의 착향료가 쓰입니다. 상술했듯이 민트들은 교잡이 잘 되어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유독 스피아민트가 모본이나 부본으로 사용된 품종이 매우 많습니다.

 

 

잎사귀가 날카로운 스피아민트
잎사귀가 날카로운 스피아민트

 

 

박하(mint)와 관련된 이야기들

 

수국과 더불어 식물계의 물먹는 하마입니다. 아예 습지식물인 녀석도 있을 정도로... 잘 안 죽고 키우기 쉬운 잡초급 식물이라지만 화분에서는 생각만큼 안 커지고 순식간에 뿌리가 화분을 가득 메워버립니다.

 

작정하고 제대로 키우려면 구역을 막아놓은 노지에서 기르는게 났습니다. 이북의 함경도, 시베리아와 만주 같은 추운 곳에서도 무사히 월동하며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땅에서 기어 나오는 무서운 녀석이니 월동에는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병원에서는 정말 숨을 못 쉴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나는 수술에 대비해 페퍼민트 기름을 구비해뒀다가 수술용 마스크 안에 문지른다고 합니다. 물론 뇌가 호흡을 거부할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아니면 잘 쓰지 않는 편이라 의료인들은 절대 그걸 쓸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합니다.

모로코의 페스에 있는 전통방식 가죽 공장에선 낙타 가죽을 가공하면서 비둘기 똥을 쓰는 전통방식을 여전히 고수하는 관계로, 이 냄새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방문객들에게 민트 잎을 주는데, 주 용도는 이 잎으로 콧구멍을 막는 식입니다.

차나 향신료로 이용하고 싶으면 조그마한 팩에 담긴 걸 구매해서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귤이나 오렌지 껍질의 구성물질로 유명한 리모넨(limonene)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농축하면 벌레 같은 작은 생물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죽게 만드는 천연 살충제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충해 효과를 알았던 잉카인들은 식량을 보관할 때 민트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식량 보관소에 농산물, 어류, 말린 고기들 사이에 민트를 층마다 끼워 넣어 쌓으면 최대 십수 년까지 보관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는 잉카의 도시들이 고산 지대에 있어 온도가 일정한 편이고 습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민트의 꽃말은 '다시 한번 사랑하고 싶습니다'입니다.

멘톨을 추출하거나 끓여서 차로 마시는 등 일반적으로는 박하의 성분을 추출하여 식용하지만, 의외로 박하잎 자체를 채소로 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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