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요리/한국의 전통음식

부안해변에서 잡힌 바지락으로 맛을 낸, 바지락죽

by 허브마스터 2023. 2. 9.
반응형

바지락을 넣어 만든 음식을 생각하면 칼국수가 가장 대표적이고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봉골레 파스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근래에 향토음식을 공부하다 보니 부안에서는 바지락으로 죽을 끓여 먹는다는 내용을 알았습니다. 바지락으로 죽을 끓이면 영양적으로도 매우 좋다고 합니다. 알아보러 가겠습니다.

 

바지락으로 맛을 낸 바지락죽
바지락으로 맛을 낸 바지락죽

 

반응형

 

 

전라북도 부안의 특징

 

서해에서 잡힌 바지락
서해에서 잡힌 바지락

 

바지락죽은 지구에 존재하는 5대 갯벌 중 하나에 속하는 서해 갯벌에서 수확한 바지락에 쌀과 녹두, 당근, 마늘, 파, 표고버섯 등을 넣어 끓인 다음 인삼채를 얹어낸 죽으로 백합죽과 더불어 조개의 고장으로 이름난 전라북도 부안군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입니다.

 

우리나라 서해 갯벌은 지구상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다양한 갯벌생물들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0년에 완공을 본 새만금방조제와 같은 개발은 전라북도 군산시 비응도동으로부터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까지 이어진 서해안의 갯벌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서해안의 갯벌은 개발 및 해양오염 등으로 인하여 바다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라북도 부안군은 1988년 곰소만에서 대화리까지 이어지는 부안군의 갯벌이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에는 고창군의 고창 갯벌과 부안군의 줄포만 갯벌을 잇는 고창·부안갯벌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더 이상의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으로부터 청정 갯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본래 부안군은 김제평야와 변산반도가 인접하여 예로부터 물산이 풍요로운 고장입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중환(李重煥)이 1751년(영조 27)에 저술한 인문 지리서인 『택리지(擇里志)』에서 변산은 물고기와 소금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하여 농사짓기에 좋으며, 조개와 땔감은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넉넉한 고장으로 서술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안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을 의미하는 생거부안(生巨扶安)으로 불렸습니다.

 

부안군은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땅으로 각광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장차 미륵불이 도래하여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잡는다는 민중들의 미륵신앙의 성지로서 조선 민중들의 사회변혁 참여에 사상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조선시대 민간의 예언서였던 『정감록(鄭鑑錄)』은 부안의 변산을 난리와 전쟁이 나도 화를 면할 십승지의 하나로 예언하였습니다.

 

한편 부안의 우반동(愚磻洞, 현재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은 허균(許筠)이 『홍길동전』을 집필했던 장소이자 조선 중기 반계 유형원(磻溪 柳馨遠)이 종신토록 거주하면서 양란(兩亂)을 거치면서 피폐해진 나라를 다시 세울 경세사상을 집대성한 『반계수록(磻溪隨錄)』을 집필한 곳이기도 합니다. 유형원의 사상과 저작은 조선 후기 성호 이익으로부터 다산 정약용에 이르는 실학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중환의 표현대로 바다와 땅의 물산이 풍요로웠던 부안에서는 굴냉국, 대합구이, 대합찜, 들깨탕, 마른 복어탕, 무왁저지, 삼합산적, 섞박지, 오이뱃두리, 장대찌개, 전갱이찌개, 콩나물 잡채, 콩나물 짠지, 토하 실가리 찌개, 호박오가리 들깨탕, 홍어 어시육 등 다양한 향토음식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안 갯벌에서 채취한 신선한 조개를 재료로 하여 만든 바지락죽과 백합죽이야말로 부안군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향토음식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지락의 특징과 효능

 

부안 갯벌에서 잡히는 여러 종류의 조개 중 바지락은 수확량이 가장 높을 정도로 풍부합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바지락의 명칭을 ‘포문합(布紋蛤)’, 속명은 ‘반지락’이라 하여 “큰 놈은 지름이 두 치 정도이고 껍질이 매우 얇으며, 가로 세로 미세한 무늬가 있어 가느다란 세포(細布)와 비슷하다. 양 볼이 다른 것에 비해 높게 튀어나와 있을 뿐 아니라 살도 또한 풍부하여 맛이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반지락은 바지락의 전라도 방언으로 ‘바지라기’라고도 합니다. 바지락의 명칭은 갈퀴처럼 생긴 바지락 호미로 갯벌 바닥을 긁을 때 바지락과 부딪히는 소리에서 유래하였다는 설과 바지락이 바닷물결에 서로 부딪히며 나는 소리에서 유래하였다는 두 가지의 설이 전합니다.

 

바지락은 우리나라의 해안 갯벌에 골고루 서식하는 백합과에 속하는 조개입니다. 바지락은 주로 모래가 있는 얕은 바다에 서식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습니다. 바지락은 한 곳에 머물러 사는 습성이 있어 양식이 가능합니다. 주로 봄이나 가을에 갯벌에 바지락 치패(稚貝)를 뿌렸다가 이듬해 4월부터 수확합니다. 2014년 이후로는 부안군에서도 바지락 치패를 70~100만 마리씩 갯벌에 방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바지락의 남획이 가장 큰 원인이고, 인근지역의 간척사업으로 인한 바다 생태환경의 변화와 해양오염도 바지락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바지락에는 글루탐산과 베타인, 이노신산, 호박산이 들어 있어 특유의 감칠맛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많이 들어 있어 간장 질환과 황달에 효과가 있으며 타우린 성분도 풍부하여 피로회복에 좋습니다. 베타인 성분은 간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지방이 간장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비타민B12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성장촉진과 조혈작용에 도움이 됩니다.

 

 

바지락죽 마을과 바지락죽 조리법

 

군산방향에서 새만금방조제를 통과하면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로 진입하게 되는데 이 일대에는 바지락죽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모여 있는 ‘새만금 바지락죽마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바지락살에 쌀과 채소를 넣고 끓이다가 녹두, 당근, 인삼채 등을 넣어 익힌 바지락죽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바지락죽 외에도 매콤하고 담백한 맛의 바지락회 무침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바지락 전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 바지락죽 재료와 조리법

 

● 재료: 멥쌀, 바지락, 녹두, 표고버섯, 당근, 인삼, 다진 파, 다진 마늘, 간장, 참기름

 

● 조리법

 

1. 쌀은 씻어서 불린 후 건져서 물기를 제거한다. 쌀뜨물은 받아 둔다.

2. 녹두는 물에 불린 후 껍질을 제거한다. 보통 물에 하루 정도는 담가 두어야 껍질을 잘 벗겨낼 수 있다.

3.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불렸다가 곱게 다진 다음 간장, 설탕, 참기름으로 밑 간을 해 둔다.

4. 당근은 잘게 다지고 인삼은 3㎝ 길이로 얇게 채 썬다.

5. 바지락은 해감을 한 후 곱게 다져서 참기름에 볶는다.

6. 4에 쌀을 넣어 볶다가 쌀뜨물을 부어 30분 정도 끓인다.

7. 쌀이 퍼지면 녹두, 당근, 다진 파, 다진 마늘, 표고버섯 등을 넣는다.

8. 야채가 익으면 간장으로 간을 하고 인삼채를 얹어낸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