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곰탕에 대한 내용입니다.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점을 말하면 설렁탕은 뼈로 맛을 낸 육수입니다. 그래서 육수가 뽀얗게 일어나 하얀색을 띱니다. 곰탕은 고기로 맛을 낸 육수입니다. 그래서 육수가 탁하지 않고 맑게 보입니다. 아무래도 고기로 맛은 낸 곰탕이 조금 더 비싼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주곰탕의 정의
나주곰탕은 약 100년 전 나주 5일장에서 상인과 서민들을 위한 국밥 음식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소 뼈로 우려낸 육수에 머리 고기, 목살, 사태, 양지 등을 넣어 맑게 끓인 전라남도 나주시의 향토 음식입니다. 나주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과는 달리 소 뼈를 일절 쓰지 않아 국물이 탁하지 않고 맑은 것이 특징입니다.
나주곰탕은 전라남도 나주시의 ‘3대 별미’로 알려진 곰탕, 홍어회, 장어구이 중 하나로 꼽히는 향토 음식입니다.
나주시를 방문하면 조선시대 나주목의 객사(客舍)였던 금성관(錦城館)과 내아(內衙) 일대를 둘러보고 나서 인근에 형성된 나주곰탕 골목에 들러 구수한 곰탕 국물을 맛보는 관광코스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본래 나주곰탕은 소고기국밥에 가까운 음식으로 약 100여 년 전부터 소대가리와 내장 등을 끓여서 장터에서 팔던 국밥이 오늘날의 나주곰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주는 예전부터 우시장이 발달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나주에 소고기 통조림 공장이 세워져 소대가리, 소내장 등 소를 가공하고 난 부산물을 나주곰탕의 주재료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곰탕의 정의
곰탕이라는 말은 한자어 ‘고음(膏飮)’에서 유래합니다. 조선 후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소의 각종 부위를 솥에 넣고 은은한 불로 푹 고면 뽀얗고 진한 국물이 우러나와 ‘고음’이 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음’은 고기나 생선을 진한 국물이 나오도록 푹 삶은 국을 뜻합니다. 이 ‘고음’이 축약된 형태의 ‘곰’이 되어 여기서 곰국, 곰탕이라는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소의 각종 부위를 은근한 불로 오랫동안 끓이는 행위를 우리말로 ‘고다’라고 합니다. ‘고다’라는 동사의 옛말은 ‘고으다’인데 이 또한 ‘고음 → 고으다 → 고다’의 형태로 변화한 것입니다.
『시의전서』 이외에도 1924년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과 1940년 손정규의 『조선요리(朝鮮理製)』 등에 곰국의 조리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주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과는 달리 소뼈를 일절 쓰지 않아 국물이 탁하지 않고 맑은 점이 나주곰탕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여수 출신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食客)』 중에 “설렁탕은 뼈 국물이고, 곰탕은 고깃국물이다”라고 언급한 대사는 나주곰탕이 제대로 만든 곰탕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나주에 곰탕이 발달된 이유
전라남도 나주시는 “모양은 전주요, 맛은 나주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의 고장입니다. 전주의 음식이 눈으로는 보기 좋지만, 실제로 맛은 나주에 미치지 못한다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나주는 정 3품 목사가 파견되어 병마절제사까지 겸임하는 행정∙군사적으로 전주에 버금가는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나주는 1895년 지방 제도가 개정될 때에는 나주부로 승격하여 지금의 전라남도 일원을 관할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큰 도시에는 조세와 물산이 집중되고 유동인구도 많아서 자연히 음식도 발달하게 마련입니다. 나주도 이른바 ‘소팔미(蔬八味) 어팔진(魚八珍)’으로 알려진 나주평야의 농축산물과 영산포의 해산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나주곰탕은 비록 근대에 생겨난 서민 음식이지만 음식의 정갈함과 맛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지역의 곰탕과는 다릅니다. 나주곰탕은 소의 창자 중에서 맛이 가장 좋다는 곤자소니와 아롱사태, 양지머리 등을 넣고 푹 고아낸 국으로 국물이 맑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전라남도 나주시 금계동 19번지 일대에는 나주곰탕 거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소의 곤자소니, 아롱사태, 양지머리 등의 고기를 넣고 오랫동안 끓여낸 맑은 곰탕뿐만 아니라 소머리 고기와 볼테기살, 소 혓바닥 등을 썰어낸 수육, 허벅다리 살로 만든 육회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세계요리 > 한국의 전통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꼬막으로만 배를 불릴 수 있게 해준, 벌교 꼬막무침 (0) | 2023.02.13 |
---|---|
볏집 가마니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 볏섬만두 (0) | 2023.02.13 |
부안해변에서 잡힌 바지락으로 맛을 낸, 바지락죽 (0) | 2023.02.09 |
서민 보양식으로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인, 남원 추어탕 (0) | 2023.02.08 |
몸이 허하고 기력이 떨어지면 이 음식, 고창 풍천장어구이 (0) | 2023.02.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