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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요리/한국의 전통음식

육회란 이런 것이다, 대구의 자랑 뭉티기

by 허브마스터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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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창궐이전에는 대구에 자주 내려갔었는데 코로나 이후 대구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은근히 대구에 맛집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은데 그중 최고는 싱싱한 소고기로만 공급하는 뭉티기입니다. 한번 먹어보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친한 친구가 대구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데 조만간 겸사겸사 대구에 가야겠습니다.

 

대구에서 유명한 육회인 뭉티기
대구에서 유명한 육회인 뭉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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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티기의 특징

 

뭉티기는 소의 뒷다리 안쪽 부위인 사태살에 해당하는 처지개살을 뭉텅하게 썰어 참기름에 다진 마늘과 굵은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는 대구광역시의 향토 음식입니다.

 

소고기 육회(肉膾)는 일반적으로 소고기의 우둔 부위를 잘게 썰어 계란 노른자와 참기름, 깨, 배 등을 버무려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육회는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육회와는 전혀 다른 육회를 맛볼 수 있습니다. 육회가 육사시미(肉さしみ)로도 많이 불리듯이 남쪽 지방의 육회는 소고기에 별다른 양념 따위는 하지 않고 신선한 소고기를 적당히 썰어서 기름장에 찍어 먹는 육회의 형태로 바뀝니다.

 

대구 뭉티기
대구 뭉티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대구의 ‘뭉티기’입니다. 음식의 명칭이 특이하기도 하지만 대구 이외의 지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구의 향토음식 중 하나입니다.

 

뭉티기는 고기를 뭉텅하게 써는 모양의 의태어에서 유래한 경상도 방언입니다. 말 그대로 뭉티기는 소의 생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짤막하게 잘라낸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썬 소고기를 다른 양념 없이 기름장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사실 대구 뭉티기는 생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그대로 먹기 때문에 같은 생고기라도 잘게 썰어서 조미하는 육회와는 다릅니다.

 

어떠한 조미도 하지 않고 생고기를 그대로 썰어서 먹는 것을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지의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식은 가능하면 인위적인 조리 과정 없이 자연상태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최고로 여긴다는 데에는 별반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뭉티기는 두툼하게 썰어 먹는 고기의 형태도 그렇지만 별다른 조미 없이 먹는다는 점에서 만약에 고기의 품질이 매우 신선하고 우수하지 않으면 제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왜 대구에서 생겼을까?

 

대구에서 뭉티기와 같은 생고기를 그대로 먹었다는 것은 예전부터 이 지역에서 나는 한우의 품질이 우수했다는 방증도 될 것입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대구 약령시는 조선시대부터 경상북도 지역의 3대 시장의 하나로 역사가 오래되었고, 조선후기에도 서문시장과 같은 큰 시장과 함께 인근 두류동 일대에는 대규모 소시장이 섰습니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청도 지역 등 한우로 유명한 고장의 소들이 집산되었고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 해에 수 만두의 소가 거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고기와 소의 부산물을 이용한 대구의 다양한 향토음식들이 생겨났습니다.

 

신선한 고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접시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신선한 고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접시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뭉티기는 먹을 것도 부족하고 주머니 사정 또한 넉넉지 못했던 1950년대 초 지금의 대구광역시 중구 향촌동 일대에 들어선 실비집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향촌동에는 뭉티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습니다. 그 중에서 ‘너구리집’이라는 식당이 뭉티기를 처음 선보인 곳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구의 10미(味)

 

소고기와 소의 부산물을 이용한 대구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에는 대구 육개장, 막창구이, 찜갈비, 뭉티기, 오드레기구이 등이 있습니다. 소의 양지머리나 사태고기를 이용하여 만든 대구 육개장과 소의 네 번째 위를 구워 먹는 막창구이, 소갈비를 이용한 찜갈비는 뭉티기와 더불어 이른바 ‘대구 10 미(味)’에 꼽히는 음식입니다. 그 밖에 대구 10 미에 들지 못했지만 소의 힘줄을 구워 먹는 오드레기 구이도 소의 부산물을 이용한 대구의 향토 음식입니다.

 

대구 10 미는 2006년 대구광역시가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정한 대구의 10가지 향토음식인 대구육개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 찜갈비, 논메기 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 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 만두를 말합니다. 대구광역시에서 지정한 10가지의 향토음식 중 소와 관련된 음식이 무려 4종이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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