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떡국 종류가 참 많은 거 같습니다. 필자의 포스팅을 보아도 떡국에 관한 내용이 몇 가지가 있는 거 같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떡국은 찹쌀로 떡을 만든 후 그 떡을 구워서 떡국을 만드는 울산의 향토 음식입니다. 생각만 해도 맛있을 거 같습니다. 떡국으로도 먹고 조청에 찍어 먹어도 맛있을 거 같습니다.
굽은떡국의 정의와 특징
굽은떡국은 찹쌀가루를 익반죽 하여 만든 반대기를 구운 다음 골패모양으로 썰어 굴과 함께 끓여낸 울산광역시의 향토 음식입니다. 음식이름에서 ‘굽은’의 뜻은 ‘구운’의 경상도식 발음입니다. 굽은떡국은 ‘꾸분 떡국’이라고도 부릅니다. 멥쌀로 만든 가래떡을 사용하는 보통 떡국과는 달리, 찹쌀가루로 만든 생떡을 구워서 떡국을 만든다는 것이 굽은 떡국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또한 해산물이 풍부한 경상남도 해안지방에 위치한 특성상 굽은떡국에는 굴이 들어갑니다.
떡국의 역사
떡국은 흰 가래떡을 얇고 어슷하게 썰어서 장국에 끓인 전통음식이자 정월 초하루에 만들어 먹는 시식(時食)으로서 조선시대의 고문헌에는 ‘병탕(餠湯)’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19세기 중반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正月) 조에는 떡국의 조리법과 용도에 대해 자세하게 수록하고 있습니다.
" 흰떡[白餠]을 엽전 두께만큼 썰어 장국에 넣고 끓인 다음 소고기나 꿩고기를 넣고 후춧가루를 쳐서 조리한 것을 떡국[餠湯]이라고 한다. 이것은 제사에도 쓰고 손님접대에도 사용하므로 세찬에 빠져서는 안 될 음식이다. "
홍석모는 중국 송나라 때 동혼돈(冬餛飩)이라 하여 설날에 끓인 떡을 먹는 풍습이 있었던 것을 참작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정월에 떡국 먹는 풍속이 오래되었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떡국은 정월 초하루 제사상에도 반드시 올리는 중요한 음식이었습니다. 관혼상제의 사례(四禮)를 중시했던 조선에서는 많은 학자와 문인들이 예법에 관한 저서들을 남겼는데, 이들의 저술에는 떡국을 정월 초하루의 중요한 제사음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을 지낸 유척기(兪拓基, 1691~1767)는 그의 문집인 『지수재집(知守齋集)』에 수록된 유계(遺戒)라는 글을 통해 자손들에게 “정월 초하루 차례상에는 떡국과 만둣국 각기 1그릇, 과일 4그릇, 포육과 식혜, 탕은 각기 2그릇, 산적은 세 접시를 올리라(節日正朝 餠湯饅頭湯各一器 果四器 脯醢湯二器 炙三串)”고 당부하였습니다.
떡국은 오랜 역사만큼 지역별로 특유의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든 떡국이 발달하였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소고기육수로 끓인 떡만둣국, 경기도는 개성의 조랭이떡국, 강원도의 멸치육수로 끓인 떡만둣국, 충청북도의 미역생떡국, 충청남도의 닭생떡국, 전라북도의 두부떡국, 전라남도의 꿩떡국, 제주도는 ‘칼국’이라 하여 멸치육수에 끓인 떡국, 경상북도의 태양떡국, 경상남도의 굽은떡국이 각 지역을 대표하거나 특색 있는 떡국입니다.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등의 북부지방은 예로부터 쌀농사를 많이 짓지 않았기 때문에 떡국 대신에 만둣국을 주로 끓여 먹었습니다.
굽은떡국 조리시 주의점과 조리법
원래 떡국에 사용하는 떡은 멥쌀로 만든 가래떡을 꾸들꾸들하게 건조 시킨 후에 어슷하게 썰어서 사용합니다. 지금은 방앗간에서 기계를 이용해 가래떡을 뽑거나 아예 떡국용으로 썰어져 있는 떡 제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기계시설을 갖춘 방앗간이 없었던 옛날에는 가정에서 손수 가래떡을 만들었습니다. 『동국세시기』 정월조에는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 위에 놓고 떡메로 무수히 쳐서 길게 늘려 만든다”라고 하여 가래떡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떡국을 끓여야 하는데 가래떡을 준비할 수 없거나 또는 적은 양의 떡국을 끓일 때에는 ‘생떡국’을 만들었습니다.
찹쌀이나 멥쌀가루를 뜨거운 물에 익반죽하여 가래떡 모양이나 반대기로 만든 것을 생떡이라 하는데, 생떡국은 생떡을 썰어서 장국에 끓여내는 일종의 인스턴트 떡국입니다.
굽은떡국도 재료나 만드는 법에 있어서는 생떡국의 일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떡은 떡쌀을 찌지 않고 떡메로 치지도 않기 때문에 쫄깃하지가 않아서 육수에 오래 끓이면 풀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굽은떡국은 점성이 높아 풀어지기 쉬운 찹쌀이 재료여서 생떡을 굽는 이유도 바로 떡의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떡을 구운 다음에도 육수가 끓을 때 떡을 넣자마자 불을 끄고 간을 해야 합니다. 굽은떡국은 구운 찹쌀의 고소한 맛이 살아 있고, 떡이 부드러워 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정월 초에 만들어 두었다가 보름까지 먹습니다.
◈ 재료와 조리법
● 재료: 찹쌀가루, 소고기, 멸치, 다시마, 계란, 김, 참기름, 국간장
● 조리법
1. 물에 불린 찹쌀에 소금을 넣고 가루를 내어 익반죽한 다음 주먹 크기로 반대기를 만든다.
2. 팬에 기름을 둘러 반대기를 넓게 펴서 구워 낸다.
3. 다시마와 멸치로 육수를 만든다.
4. 곱게 다진 소고기에 갖은 양념을 한 다음 골패모양으로 썰어 놓는다. 구운 떡도 같은 모양으로 썬다.
5. 계란은 지단을 부쳐 채로 썰고, 김도 구워서 썰어 둔다.
6. 끓는 육수에 구운 떡을 넣자마자 불을 끄고 간장과 참기름으로 간을 맞춘 뒤 그릇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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