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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이름만으로 추억을 되살리는 음식: 사라다 빵

by 허브마스터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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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빵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 발음에서부터 옛 정취가 피어오릅니다. 1970,8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어른들이라면 옛날에 먹었던 사라다빵을 추억할 것이고, 요즘 학생들이라면 다분히 레트로 감성을 느낄 것입니다. 폭신한 빵에 고소한 미요네즈로 맛을 낸 추억의 사라다빵에 대해 알아볼게요.

 

사라다빵
사라다빵

 

 

사라다빵의 의미

 

사라다(サラダ)란 샐러드(salad)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19세기 포르투갈에서 일본으로 전파되어,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온 이 샌드위치는, 샐러드빵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사라다빵이라고 불러야 더 정감이 가는 음식입니다.

 

예전에는 한국인의 주식이 쌀이었지만, 요즈음에는 빵도 그에 못잖게 먹는 음식입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부터 시작해서 소규모 동네 카페와 편의점의 진열대까지, 토스트빵에 갖가지 소를 채워 넣은 샌드위치는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입니다.

 

다양한 속을 넣은 샌드위치를 판다지만, 이 모든 샌드위치의 할아버지뻘 되는 것은 바로 사라다빵입니다.

 

'사라다(サラダ)'란 채소를 마요네즈나 케첩과 같은 소스에 버무려 내오는 서양식 요리 '샐러드(salad)'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이제는 샐러드라는 단어가 너무나 보편적으로 통용되지만, 사라다빵이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했던 20세기 무렵에는 그 모양새도, 맛도 독특한 새로운 음식이었습니다.

 

사실상 샐러드 샌드위치라는 이름이 더 적합해 보이는 이 음식이 아직까지도 일본어의 발음을 빌려와 사라다빵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그때 그 시절’이라는 추억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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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사라다빵이 존재한다

 

사라다빵은 크게 두 개의 유형으로 나뉩니다.

 

속이 부드럽고 촉촉한 번에 으깬 감자와 계란, 옥수수 알갱이 등을 넣고 마요네즈 소스로 버무린 샐러드를 넣은 고소한 사라다빵이 있는 반면, 빵을 한번 튀겨낸 크로켓 빵에 채 썬 양배추와 오이를 넣고 케첩과 마요네즈 소스를 한 번씩 뿌린 ‘단짠’ 버전도 있습니다.

 

늘 그렇듯, “누가 원조냐”라는 질문을 피할 수가 없겠지만 명확한 사실은 없습니다. 다만 조리법의 특성으로 미루어 보건대, 빵을 튀겨내어 겉을 더욱 바삭하게 한 크로켓 버전이 조금 더 최신의 것이라는 점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표면이 바삭한 크로켓을 만들기 위해서는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겨내야 하는데, 이때 빵을 기름에 푹 잠기도록 해야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가능합니다.

 

식용유가 일반인에게도 대량으로 보급된 때가 1970년대이니까, 그 이전에는 귀한 식용유를 대량으로 쓸 엄두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부드러운 번(Bun) 빵에 속을 채운 사라다빵이 아무래도 더 먼저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아닐지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추억은 잊히지 않는다

 

최근 사라다빵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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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와 1980년대에 대한민국 각지의 시장과 빵집에서 맛볼 수 있었던 사라다빵은 요즘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도 ‘추억의 사라다빵’이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팔리고 있습니다.

 

양배추뿐만 아니라 햄과 할라피뇨 등 각종 독특하고 이국적인 재료들이 앞다투어 빵 속에 들어가고 있는 이 풍요로운 시대에 이렇게 간단한 재료와 소스로 만든 사라다빵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맛에 있어서 추억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하게 해 줍니다.

 

사라다빵의 변신은 진행형입니다. 대구에서는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기본기에 충실한 사라다빵을 판매하고 있고, 서울에서는 소시지를 넣기도 합니다.

 

강릉에서는 사과나 건포도를 넉넉하게 넣어 달콤 새콤한 맛을 강화하는 반면, 포항의 경우 스팸이나 가공햄을 넣어 보다 풍부한 맛을 내기도 합니다.

 

1970, 80년대에 시장에서 즐겨 먹었던 사라다빵의 추억은 이제 지역에 따라, 또 빵집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재료보다 중요한 것은 추억의 사라다빵이라는 이름 속에 녹아있는 아련한 흔적입니다. 

 

오늘 퇴근하면서 사라다빵 폭풍 흡입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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