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지는 경상도 백김치의 일종으로 경상북도 경주시와 안동시의 향토음식입니다. 만드는 방법이 까다롭고 정성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안동지역에서는 제사상에도 올립니다. 경주 최부자집의 내림음식으로도 유명하며 사연지라는 이름도 최부자집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사연지의 유래
‘사연지’는 경상도 백김치의 일종으로 경상북도 경주시와 안동시의 향토 음식입니다. 사연지라는 김치 이름은 김치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운 데다가 경주 최부자집에 시집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고 김치만 담그는 생활에서 오는 고충이 많아 ‘사연이 많은 김치’라고 일컬어진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경주 최부자집은 12대에 걸쳐 300년 가까이 부를 이어온 영남의 만석꾼 집안으로 대대로 ‘육훈(六訓)’이라는 가훈을 지켰는데, 그중 한 조목이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을 즐겨 받아 대접하는 손길이 끊이지 않았고, 음식에도 정성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며느리의 고된 사정이 사연지에 고스란히 담겼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최부자집의 육훈에는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라, 흉년에 땅을 늘리지 말라,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며느리에게 3년간 무명옷을 입혀라”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부가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회에 환원하며, 자칫 사치와 교만해질 것을 경계함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도록 한 것입니다.
김치 아니고 사연지라고 불린 이유
김치 이름을 ‘사연 김치’라 하지 않고 ‘사연지’라 부르는 것은 김치의 한자 어원에서 비롯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김치’라는 용어도 본래는 한자 표기에 비롯되었습니다. 한자로 김치를 뜻하는 '침채(沈菜)'가 ‘딤채→짐채→김채→김치’와 같은 과정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김치 냉장고의 이름이 이렇게 지어진 것입니다.
김치를 최초로 언급한 문헌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은 김치 담그기를 ‘염지(鹽漬)’라 하였습니다. ‘지(漬)’는 ‘물에 담그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고추가 없었던 고려 시대에는 소금과 물을 이용하여 절인 김치를 ‘지’라 한 것에서 유래합니다. 지금도 사용하는 짠지, 단무지, 섞박지도 사연지와 마찬가지로 ‘지’가 김치를 뜻하는 접미어로 쓰인 것입니다.
사연지 재료와 만드는 법
사연지는 일반 배김치 만드는 법보다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 재료 : 배추, 무, 미나리, 마늘, 생강, 석이버섯, 파, 실고추, 민어, 조기, 대하, 청각, 멸치젓
● 만드는 법
1. 배추와 무를 통으로 절여서 씻어 놓는다.
2. 미나리와 마늘, 무, 생강, 생밤, 석이버섯, 파 등을 채를 썬 다음 한데 모아서 실고추를 넣고 물들인다.
3. 민어와 조기는 포를 떠서 작게 썰어 놓고 청각은 뜯어 놓는다.
4. 대하를 따로 삶아 국물을 내고, 멸치와 무를 같이 삶아 국물을 내어 식힌다.
5. 민어와 조기를 배춧속에 넣고, 2에 준비한 재료를 켜켜로 속을 넣는다.
6. 양념한 배추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 사이마다 무를 넣고 4의 국물과 걸러낸 멸치젓을 자박하게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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