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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한국 민속학 관점에서 바라본 고추장의 정의

by 허브마스터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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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에겐 김치와 고추장에 DNA가 몸에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필자도 지금보다 나이가 어릴 때는 김치나 고추장이 꼭 있어야 밥을 먹냐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나이가 점점 들수록 없어서는 못 살 거 같습니다. 이번엔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고추장을 만들었고 계승 시켜 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용기에 담긴 고추장을 뜨는 장면
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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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의 정의

 

찹쌀가루·보릿가루 등 곡물가루로 떡이나 죽을 만든 다음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고 섞어서 발효시킨 매운맛의 장입니다.

 

고추장은 대두로 만드는 간장·된장과 함께 우리 고유의 발효 식품입니다. 탄수화물 가수분해로 생긴 단맛, 콩 단백질 분해로 생성된 아미노산의 감칠맛, 고추의 매운맛, 소금의 짠맛이 잘 조화를 이룬 복합 조미료이기도 합니다.

 

고추가 장에 사용된 시기는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임진왜란 이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도문대작屠門大嚼』(1611)에 천초장[椒豉]이란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는 천초(川椒)를 섞은 된장을 담근 것으로 보입니다.

고추를 건조하는 장면
고추 건조

 

고추장 기록은 1700년대 후반에 처음 등장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1766)에 “콩으로 담근 말장(末醬)가루 한 말에 고춧가루 세 홉, 찹쌀가루 한 되의 세 가지 맛을 취하여 좋은 청장으로 침장한 뒤 햇볕에 숙성시킨다.”라고 쓰였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이때 지금과 비슷한 고추장을 담가 먹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후 1800년대 초의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순창고추장과 천안고추장을 팔도 명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추장에 관한 자세한 설명

 

고추장은 된장 간장을 거르고 난 후인 3~4월에 담급니다. 재래식 고추장 원료는 곡물가루, 메줏가루, 고춧가루, 엿기름가루, 소금입니다. 사용하는 곡물은 지역과 형편에 따라 찹쌀, 멥쌀, 밀, 보리를 사용합니다. 사용하는 곡물에 따라 찹쌀 고추장, 밀가루 고추장, 보리 고추장 등으로 나뉩니다. 옛날에는 한 집에 고추장을 두 세 가지씩 담가 두고 음식에 따라 구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그중 찹쌀 고추장을 가장 귀하게 여겨 초고추장을 만들거나 색을 곱게 낼 때 쓰고, 밀가루로 담근 고추장은 찌개나 토장국 끓일 때 또는 고추장 장아찌를 만들 때 많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보리 고추장은 여름철 쌈장으로 쓰였습니다.

 

고추장 담그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재료로 고춧가루, 메줏가루, 곡물가루, 엿기름가루, 소금이 필요합니다. 고추장용 고춧가루는 색이 곱고 매운 태양초 고추를 가을철에 미리 골라서 씨를 모두 털어 내고 고운 가루로 빻아 놓습니다. 고추장에 넣는 메주는 콩만으로 빚은 덩이 큰 메주로 담가서는 안 되고, 흰콩 다섯 되, 멥쌀 한 되 비율로 주먹만 한 고추장 전용 떡 메주를 만들어 씁니다. 고추장 메주는 간장 메주보다 덜 띄워야 하며, 메줏가루에서 구수한 향이 나고 노란빛이 나야 좋은 것입니다. 고추장 반죽에 들어간 소금은 잘 녹지 않으므로 고추장 간을 맞출 때는 가는 소금을 씁니다. 고추장 버무릴 때 한꺼번에 넣지 않고 2~3일에 걸쳐서 서너 차례로 나누어 넣어 간을 맞춥니다.

 

찹쌀 고추장은 윤기가 나고 색깔이 고운 가장 좋은 고추장으로, 예전에는 넉넉한 집에서만 담가 먹었습니다. 서민들은 보리나 밀가루로 담갔습니다.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하여 도넛 모양으로 구멍 떡을 빚은 뒤 솥에 물을 넉넉히 부어서 펄펄 끓을 때 구멍 떡을 넣습니다. 구멍 떡이 익어서 떠오르면 건져서 큰 양푼에 담고 방망이로 힘껏 저어 고르게 풉니다. 그 다음 떡 삶은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멍울 없이 매끈하게 풀고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 순으로 넣습니다.

 

보리 고추장은 예전에는 미리 보리쌀을 빻아 시루에 쪄낸 뒤 따뜻한 곳에서 띄워 다른 재료와 버무려서 담갔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보릿가루를 쪄서 엿기름물에 풀고 삭힌 뒤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어 버무려 담급니다. 다른 고추장보다 단맛이 적고 구수하여 여름철 쌈장으로 많이 쓰입니다.

 

엿 고추장은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주로 만듭니다. 메줏가루를 넣지 않고 고은 조청과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한 고추장으로, 색깔이 곱고 단맛과 매운맛은 좋으나 구수한 맛은 덜합니다.

 

순창 고추장은 전라북도 순창에서 만든 고유한 맛을 가진 고추장입니다. 깊은 붉은빛을 띠며, 그 맛이 뛰어나 예부터 유명하였습니다. 1720년경에 쓰인 조선 후기 조리서 『소문사설謏聞事說』에 순창고추장조법[淳昌苦艸醬造法]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찹쌀 고추장입니다. 순창 지역 특유의 수질과 기후와 재료 등의 영향을 받아 예부터 맛이 좋은 고추장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특히 순창 지역은 기온이 일 년 내내 습하여 장을 담그는 겨울에도 발효가 잘되어 깊은 단맛을 냅니다. 순창에서는 전통 장류 산업의 일환으로 장인들을 위촉해서 고추장 민속마을을 형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순창고추장 민속마을은 전통방식으로 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이 잘 보전되어 있고 하나의 관광지로서도 손색이 없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년 가을에는 이곳에서 순창 장류축제가 열립니다.

 

우리 음식에서 고추장은 쓰임새가 많습니다. 된장과 같이 토장국이나 고추장찌개 맛을 낼 뿐만 아니라 생채, 숙채, 조림, 구이 등의 조미료로 쓰입니다. 또 고추장에 다진 쇠고기·참기름·꿀을 넣어 볶은 약고추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찬이며, 쌈장으로도 쓰입니다. 회나 강회 등을 찍어 먹는 초고추장이나 비빔밥, 비빔국수의 양념 고추장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특히 요즈음 매운맛의 한국음식이 세계인의 인기를 얻고 있어 고추장을 넣은 다양한 한식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고추장으로 맛을 낸 비빔밥
비빔밥

 

 

고추장의 특징과 효능

 

고추장은 과거 짠맛 위주의 단조로운 조리법에 매운맛과 단맛을 더하여 한국음식에 풍부한 맛을 주는 독특한 조미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음식에 붉은색을 더하여 맛과 멋을 내는 대표 식품으로 한식에 고루 쓰입니다. 

 

된장이나 간장에 비해 비타민C·칼슘·철분 함량이 높고, 다량 함유된 캡사이신이 식욕을 증진시켜 줍니다. 또한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고 항암 효과까지 있습니다.

 

 

참고문헌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1(한복진, 현암사, 1998), 음식고전(한복려 외, 현암사, 2016), 한국식품문화사(이성우, 교문사, 1984), 두산백과사전(doopedia.co.kr),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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