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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제주도민이 사랑하는 마농지에 관한 이야기

by 허브마스터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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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우리의 자랑이자 보물과도 같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제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제주도는 섬이기 때문에 육지와는 다른 음식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제주도민들의 빠지면 안 되는 밑반찬인 마농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제주도 특산품인 마농지
제주도 특산품인 마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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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농지의 정의

 

제주에서 콥대산이라고 부르는 마늘을 초여름에 반찬의 하나로 담가 먹는 것입니다.

 

보통 마늘은 음력 7월 말에 심어 겨울을 지나 다음 해 3월에 거둬들입니다. 예부터 제주에서 초여름 반찬의 하나로 마농지를 담아 즐겨 먹었으며, 다른 반찬을 만드는 데도 넣어 맛을 돋우는 양념으로도 사용하여 왔습니다.

 

또한 음식을 먹고 속이 거북스러울 때나 음식 냄새가 많이 날 때도 먹었으며,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체하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혹 체하였을 때 먹어도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또 심하게 체한 사람이 토하고자 할 때 소금물에 이 마늘을 조금 풀어 넣은 물을 마시게 하면 쉽게 토할 수 있다. 언제부터 인가는 혈액 순환을 돕고 보양(補陽)에도 좋다고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마농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

 

제주에서 마늘을 이용해 마농지를 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통마늘만을 이용하여 담는 방법이 보통이고, 보드라운 줄기를 담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뒤엣것은 보드라운 줄기를 이용해야 하므로, 음력 3월 초순부터 20일까지 주로 담가야 합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줄기가 새어져서 먹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담은 것은 오래 두고 먹기가 곤란하여 여름철을 중심으로 좀 일찍 먹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 여름을 지나 추석 때까지 먹으려면 통마늘만을 이용하는 앞의 방법을 택해야 되는데, 이 경우도 마늘이 완전히 영글어 굳기 전의 것을 이용하여 담아야 합니다. 완전히 영글어 굳은 것은 바깥 껍질이 마르고, 너무 세어서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담을 수 없으므로 불편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앞서 서둘러 담습니다. 너무 여린 것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없으므로 시기에 유의합니다. 우선 마늘의 알이 좀 영글어가는 것 중 껍질이 마르지 않은 것을 골라 뽑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흙을 말려 털어낸 다음 씻어 말립니다.

제주도에서 자라는 마늘대
제주도에서 자라는 마늘대

 

보통 네 사람이 한 가족일 때에 한 말 정도를 담근다고 합니다. 담그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집에서 만든 간장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집에서 만든 간장에 20여일 담가 두었다가 먹으면 됩니다.

 

그러나 맛을 내어 먹는 집에서는 멜치젓(멸치젓)의 국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우선 멜치젓에서 건더기 멜(멸치)을 건져내고 국물을 걸러 받은 다음, 그것을 간장에 섞어 타서 이용합니다. 이렇게 담으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부드러운 맛이 더해지므로 마농지의 맛이 더욱 진하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김이라도 한 장 구워 비벼 넣은 다음 먹으면 더욱 맛이 좋습니다.

 

이렇게 담궈 먹는 것과는 달리 얼마 전부터는 뉴슈가를 적당하게 탄 소금물에 마늘을 하루 저녁 넣어 삭힌 것을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루 정도 그 물에 삭히고 나서 다음날 그 소금물에서 마늘을 건져내어 고리나 체에 밭쳐 소금물을 다 뺀 다음에 마늘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오래도록 남아 있는 마늘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삭히는 소금물에 소금을 많이 넣게 되면 마늘에 밑 간이 되어버리므로, 아주 조금 소금을 넣은 물을 이용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근래에는 왜간장에 사이다를 곁들인 다음, 조금 사근사근하도록 뉴슈가를 넣어 간장에 담그기도 합니다. 이때 설탕이나 조청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담아 20일만 지나면 먹을 수 있으나 보통은 한 달 이상 삭힌 후에 이용한다고 합니다. 장항에 두어 햇볕을 맞으면 냄새가 고소하고 좋게 난다고 합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두어야 맛이 좋게 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너무 볕이 뜨거울 때는 약간 그늘진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햇볕에 너무 오래 두면 물컹해져 마농지 자체도 빳빳한 감이 없어지게 되므로 좋지 않습니다.

 

줄기로 담을 때는 통마늘이 다 익지 않은 때라 굵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지나 통마늘로 지를 담글 때는 통마늘도 다 익게 된다고 합니다. 지를 담는 데 적당한 것은 하나하나 마늘의 굵기가 엄지손가락 만했을 때의 것이 너무 굵지도 너무 작지도 않아 좋습니다. 이것을 통째로 간장에 재워 지를 담갔다가 먹을 때 잘라먹습니다. 옛날에는 밥상에 올릴 때도 통째로 올렸으나 지금은 간편하게 하기 위해 반으로 잘라서 올려 먹기 쉽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농지는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아 언제나 먹어온 반찬입니다. 보리가 실할 때도 마농지를 반찬으로 내놓으면 좋다고 하였습니다. 생선보다도 마농지를 더 좋은 것으로 쳤습니다. 왜냐하면 마농지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시원하고 향긋한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고기반찬을 준비하였더라도 마농지는 별도로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입안을 깨끗하게 해 주었던 것에는 마농지가 최고였기 때문입니다.

 

마농지는 쌀밥과 보리밥을 가리지 않으나, 예전에는 쌀밥이 쉽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주로 보리밥과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물론 밥을 물에 말아서 먹을 때 반찬으로도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마농지를 주로 먹었던 때는 오이, 호박나물, 애호박 같은 것들을 재료로 한 반찬도 함께 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한치를 살짝 데쳐서 오이와 함께 마늘도 넣고 식초, 깨소금, 참기름도 조금 넣어 무친 것을 여름철 별미로 쳤다고도 합니다. 물론 무, 오이, 우미 냉채(冷菜)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마농지말고도 제주에서는 무말랭이도 지를 담아 먹는다고 합니다. 무를 좀 굵게 잘라 소금에 절여 하룻밤을 재웁니다. 그리고 그것이 꼬들꼬들하게 될 때까지 말립니다. 가을 무를 잘라 겨우내 말렸다가 음력으로 2월 초에 담급니다. 이 또한 여름 반찬의 최고로 쳤는데, 소고기와도 바꾸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소금 간으로 불린 다음 말린 것은 간장에 넣어도 풀어지지 않고 쫄깃쫄깃하여 맛이 소고기 같다고 합니다. 4월 중순 무렵에 꺼내어 먹습니다.

 

 

참고문헌

 

濟州道의 食生活 (濟州道民俗自然史博物館, 1995), 제주도 음식문화 (김지순, 제주도105, 제주도,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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