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어릴 적 겨울방학에 외할머니 댁에 가면 방구석에 시커멓고 무거운 물건이 있었습니다. 할머니께 여쭤보니 할머니의 시어머님께서 물려주신 화로라 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100년은 더 된 물건입니다. 방 안을 따듯하게 하고 고구마나 밤을 구워 먹기도 했던 그 물건 화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로의 정의와 특징
숯불을 담아서 난방과 취사를 보조하는 도구입니다.
화로는 조리와 난방 및 옷 손질 등에 사용하던 중요한 살림살이 용품으로, 우리 민속에서 의식주생활 연구에 중요한 유형 문화유산입니다. 이와 함께 불씨를 소중하게 여기던 전통사회의 관념을 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화로에 대한 자세한 내용
화로(火爐)는 숯불을 담아 놓는 그릇(도구)으로, 백동·청동·무쇠·진흙·곱돌·돌 등으로 만듭니다. 여기에 불씨가 담기면 화로로서의 기능을 합니다. 대개 상류층에서는 문양이나 은입사 등으로 장식된 백동 화로를 사용하였고 서민층에서는 철화로나 질화로를 사용하였습니다. 화로 부속품으로는 부삽, 부젓가락 등이 있습니다. 이들 부속품은 불씨를 옮기거나 재를 정리하고, 불씨를 살리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예부터 화로에 담긴 불씨는 가문의 번창과 관련 있다고 믿어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대를 이어 가며 불씨 보전을 위해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이런 관념은 <대대로 내려온 불씨 설화>에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만 일 년 중 한식날에는 오랫동안 사용해 온 불씨[舊火]를 끄고 새로이 불씨[改火]를 피우는 관습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음식물을 굽거나 끓이는 조리기구로 화로를 요긴하게 사용하였습니다. 화로를 사용하여 음식을 해 먹을 때는 밤, 감자 등을 불에 넣고 구워 먹었습니다. 또한 석쇠나 전립투(氈笠套)를 화로 위에 올려 고기를 구워 먹고, 전골을 끓여 먹었습니다. 화로 위에 석쇠를 올려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 “지금은 철망을 써서 꼬챙이가 필요 없어졌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이미 19세기 초 이전에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화로 위에 전립 투를 올려 전골을 끓여 먹던 모습은 19세기 화가 성협(成夾)의 <야연野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편 겨울에는 화로를 방 안에 두어 난방기구로 사용하였으며, 손님이나 어른에게 화로 가까운 자리를 양보하거나 화로를 가까이 가져다 주었습니다. 또한 화로 안에 인두를 넣어 두고 달구어서 옷을 손질하고 주름을 펴는 데에도 사용하였습니다.
참고문헌
대대로 내려온 불씨담의 성격과 불 기원신화적 면모(권태효, 구비문학연구26, 한국구비문학회, 2008), 두산백과사전(doopedia.co.kr), 한국민속대백과사전(folkency.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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