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한국인의 대표적인 국물음식 "국" 에 관한 이야기

by 허브마스터 2022. 12. 29.
반응형

한국인에게 국물은 없어서는 안 되는 음식입니다. 밥을 먹을 때 국과 같이 먹지 않으면 먹은 것 같지 않고 왠지 허전한 나머지 어떻게 든 국물을 챙겨 먹습니다. 라면이 급 성장한 과정도 우리의 국문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수제비국
수제비국

 

반응형

 

국의 정의와 특징

 

채소, 생선, 고기 등에 물을 많이 부어 끓인 음식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농경민족으로서 일찍부터 국물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국을 상용하는 것과 밥을 국에 말아먹는 습관 때문에 우리 민족을 탕 민족이라 하였습니다. 대체로 곰탕, 설렁탕, 육개장, 콩나물국, 미역국, 토장국, 냉국 등 계절 제철 식품으로 다양한 국을 조리하여 반상차림을 하였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국은 오늘날에도 밥을 보완하는 으뜸 부식으로서 계절마다 다양한 제철 식품 재료를 이용합니다. 교자상, 반상차림, 단체급식, 가정식 등 목적에 따라 육류·어패류·채소류·산채류·해조류 등 다양한 종류의 재료와 조리법으로 맛과 멋과 영양이 풍부하고 훌륭한 한식 상차림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의 역사

 

국을 갱(羹)이라고도 하고 확(臛)이라고도 하며, 탕(湯)이라고도 합니다. 갱·확·탕은 어떤 관계이며,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중국의 기원전 3세기경 시집인 『초사楚辭』에는 갱은 채소가 섞인 고깃국이고, 확은 채소가 섞이지 않은 고깃국이라고 한다. 『제민요술濟民要術』(6세기 초)에는 고기에 장, 파 등 여러 채소를 넣고 푹 삶아낸 것은 갱 또는 확이라고 한다. 『거가필용居家必用』(12세기)의 국은 대부분 갱이며, 탕은 음료용과 약용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우리나라 책인 『훈몽자회 訓蒙字會』(1527)에는 확을 고기탕이라 하였다. 『설문해자說文解字』(A.D. 100)에는 확을 육갱이라고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1610)에는 약이성(藥餌性) 재료를 열탕에 달여 질병 또는 보강제로 사용하는 것을 탕이라고 합니다.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정조지鼎俎志(1827)에는 향 약초를 끓여 마시는 열탕을 모두 탕이라 합니다. 『시의전서是議全書』(1800년대 말경)에는 제사에 쓰이는 국을 탕으로 쓰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국은 일반 용어로 쓰고 확은 쓰이지 않습니다. 갱은 제물, 탕은 약이나 음료 또는 오래 끓인 뜨거운 국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탕의 경우 의식동원의 의미를 나타내는 음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귀한 재료를 정성 들여 오래 끓인 제물인 국을 탕으로 진설하고 있습니다.

 

국은 언제부터 우리 민족이 먹기 시작했을까? 국은 육류, 어패류, 채소류, 해조류 등 모든 식품 재료를 이용하여 단순하게 끓이는 조리법으로써 역사가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신석기시대부터 토기 사용으로 습열 조리가 가능하였으니 이때 국의 조리가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의 역사는 숟가락 사용과 함께 유추할 수 있습니다. 청동기시대 길림성 유적에서 뼈로 된 숟가락과 낙랑고분의 청동 숟가락이 출토된 것을 볼 때 이 시기에 국의 상용화가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국에 관한 기록은 문헌상 삼국시대에 나타납니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권17 「고구려본기 5」 226년(동천왕 원년)에 “왕의 마음을 시험해 보고자 (왕후가) 시자를 시켜 반상을 드릴 때에 일부러 국[羹]을 왕의 옷에 엎지르게 하였다.” 라는 내용이 있어 국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도 국 기록이 있습니다. 당대의 문장가 최치원이 쓴 『답절서주사공서答浙西周司空書』에서 “헛되게 밥만 먹으니 국에 맛을 조화하기를 바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는 구절이 보입니다.

 

고려시대에는 여러 문헌에 국이 수록되어 있어 국의 다양화와 더욱 발달된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고려사高麗史』에 의하면 1016년(헌종 7) 왕자 탄생에 염분과 함께 어량(漁粱)을 하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곽전(藿田)도 하사한 기록이 보이는데 곽은 미역을 말하므로 틀림없이 미역국이 끓여졌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 밖에 이규보의 시에도 토란국, 냉국 등이 보입니다. 이색의 시 속에도 나물국이 등장합니다. 또한 『고려사』 제례의 제물에서는 1품에서 2품까지 밥과 갱이 각각 두 그릇 진설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음식 관련 문헌에서는 맑은장국, 토장국, 고음국, 냉국 등 다양한 종류의 국이 선보입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1766)에는 완자탕, 계란탕, 문어탕, 낙지탕, 오징어탕, 홍합탕, 모시조개탕, 맛살조개탕, 복탕, 게탕, 토란국, 토란줄기국, 미나리국, 두릅국, 소루쟁이뿌리국, 소루쟁이잎국, 아욱국, 원추리국, 삽주싹국, 칠향계탕, 연포국, 개장국, 잉어탕, 메기탕, 도미탕, 복어탕, 홍어탕, 뱅어탕 등 육류·어패류·채소류·산채류를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의 국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상고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반상의 기본 구성에서 국은 밥을 보완하는 제일의 찬물이며, 매끼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음식으로서 형식을 갖춘 반상차림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이나 간단히 먹는 한 끼 식사에 빠지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등 전통성과 보편성을 띠고 있습니다.

 

 

국의 종류

 

우리나라는 농경민족으로서 일찍이 습성(濕性)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숟가락 문화와 국 음식 발달은 함께 이해되어야 합니다. 국을 상용하는 것과 밥을 국에 말아먹는 습관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우리 민족 특유의 식사법입니다. 우리 민족을 탕 민족이라 하는 가운데 대체로 곰탕, 설렁탕, 육개장, 콩나물국, 미역국, 토장국, 냉국 등 제철 식품으로 다양한 국을 조리하여 반상차림을 하였습니다.

 

국 종류는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채소국, 육류국, 어패류국, 해조류국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리법에 따라서는 소금·간장·젓갈 등으로 간을 하여 맑게 한 맑은장국, 쌀뜨물에 된장이나 고추장으로 간을 하여 국물을 탁하게 끓인 토장국, 주로 육류를 주재료로 하여 약한 불에 장시간 끓여 내는 고음국, 여름철에 시원하게 먹는 냉국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맑은 국

소고기 무국
소고기 무국

 

맑은 국은 대개 쇠고기 육수가 기본이고 건지는 적은 편입니다. 국을 많이 만들 때는 덩이 쇠고기를 오래 삶아서 육수로 합니다. 적은 양을 만들 때는 쇠고기를 잘게 썰어서 다진 마늘과 참기름·후춧가루만으로 양념하고,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약간만 두르고 볶다가 익으면 물을 붓고 끓입니다.

 

육류를 쓰지 않는 맑은 국으로는 콩나물과 대합, 재첩, 홍합 등 조개류로 끓인 탕이 있습니다. 이들 탕은 주재료가 지닌 맛이 충분히 우러난 담백한 맛이 좋습니다. 생선류로 맑은 국을 끓일 때에는 명태, 대구, 조기, 민어, 도미 등 흰살생선이 알맞습니다. 제주도나 남해의 바닷가에서는 갈치 또는 고등어로 국을 끓이기도 합니다.

 

주안상이나 교자상에는 완자탕이 어울립니다. 봄철에는 쑥, 가을철에는 송이, 겨울철에는 움파 등을 맑은 탕에 넣어 살짝 끓여 내면 계절 감각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 토장국

된장국
된장국

 

토장국은 된장을 풀어서 간을 맞춘 국입니다. 육류가 들어가지 않아도 된장의 감칠맛으로 진한 맛이 납니다. 매운맛을 내려면 고추장 또는 고춧가루가 쓰입니다. 고추장을 많이 넣으면 텁텁하고 시큼한 맛이 나므로 고춧가루를 섞는 편이 개운합니다.

 

예전에는 된장국을 토장(土醬) 국이라 했습니다. 물에 된장을 풀고 철마다 나는 푸성귀를 넣어 끓이는 가장 보편화된 서민 국입니다. 된장국 건지로는 겨울철에 시래기가 제 맛입니다. 봄철에는 냉이나 소리쟁이, 원추리 등에 조개를 넣고 끓입니다. 여름철에는 솎음배추나 근대·시금치 등을 넣고, 가을철에는 배추속대나 아욱이 제 맛을 냅니다. 이렇게 철 따라 다양한 재료로 끓여 먹을 수 있는 된장국은 오늘날 가정식과 단체급식에서 가장 많이 애용하는 한국인의 으뜸 국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곰국

곰국
곰국

 

『시의전서』(1800년대 말)에 ‘고음국 [膏飮]’이 처음 나옵니다. “큰 솥에 물을 많이 붓고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때기, 꼬리, 양, 곤자소니, 전복, 해삼을 넣고 은근한 불로 푹 고아야 국물이 진하고 뽀얗다” 라고 하였습니다. 쇠고기의 질긴 부위나 뼈 등을 푹 고아서 재료 맛을 충분히 우려낸 국입니다.

 

곰국류는 간을 소금이나 청장으로 미리 하는 경우도 있으나 설렁탕이나 영계백숙처럼 먹을 때 소금을 따로 상에 내어 먹는 사람이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에는 곰탕과 설렁탕 구분이 점점 없어지고 있으나 사용하는 고기 부위와 간을 맞추는 법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곰탕은 살코기나 내장을 주로 하여 무와 함께 끓여서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대접합니다. 설렁탕은 곰국에 비하여 뼈가 많이 들어가고 골수에서 뽀얀 국물이 우러나도록 오랫동안 곤 다음 미리 간을 하지 않고 먹을 때 소금, 후춧가루 등으로 맞춥니다.

 

• 냉국

냉국
냉국

 

더운 여름철에는 오이, 미역, 다시마, 우무 등으로 약간 신맛을 내는 차가운 냉국을 만들어서 산뜻하게 입맛을 돋웁니다. 닭 국물로 깨를 갈아서 만드는 임자수탕은 여름철 냉국으로서 영양이 풍부합니다.

 

 

참고문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1(한복진, 현암사, 1998), 한국 식문화에 있어서의 국(김귀영,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13-5, 동아시아식생활학회, 2003), 한국요리문화사(이성우, 교문사, 1985),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