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는 그나마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근래에는 수온이 상승하여 예전에 우리가 많이 먹을 수 있었던 수산물의 섭취가 적어졌지만 갯벌에서 잡히는 조개류는 아직도 잘 잡히는 편입니다. 그중 알이 꽉 차고 맛있는 벌교 꼬막은 남녀노소 누가나 좋아하는 수산물입니다.
벌교 꼬막의 특징
꼬막무침은 벌교 여자만(汝自灣)의 갯벌에서 채취한 꼬막을 삶아서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서 무친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의 향토 음식입니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일대에는 꼬막식당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꼬막탕, 꼬막무침, 꼬막파전, 양념꼬막 외에 다양한 꼬막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전라남도 보성군은 꼬막의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로부터 품질이 뛰어나고 맛 좋은 꼬막이 생산되는 고장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꼬막은 ‘강요주(江瑤柱)’라는 명칭으로 전라도 흥양현의 토산물로 기록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수산물입니다. 흥양현은 현재 보성군 옆에 위치한 고흥군의 옛 지명으로 조선시대에는 보성군의 여러 현이 고흥군에 속해 있었습니다.
보성군에서도 ‘벌교 꼬막’으로 널리 알려진 보성군 벌교읍은 꼬막 생산과 꼬막 요리의 중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벌교읍은 소설가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된 동네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인지 조정래는 『태백산맥』에서 무당 소화가 연인 정하섭을 위해 아침밥을 짓는 장면에서 꼬막무침을 비롯한 꼬막에 관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벌교 꼬막에 관한 내용 - "꼬막은 벌교포구의 차지고 질긴 넓고 넓은 뻘밭의 특산물이어서 벌교여자치고 꼬막무침 못하는 여자는 하나도 없었다. (중략) 꼬막무침을 제대로 하는 처녀라면 다른 음식솜씨는 더 물을 게 없다는 말이 상식화된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고흥 쪽 해변에서도, 보성만(灣) 일대에서도 꼬막은 났다. 그러나 벌교 꼬막에는 그 맛이 미치지 못해 옛날부터 타지 사람들이 먼저 알고 차등을 매겼다. 벌교에서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었고, 벌교 5일장을 넘나드는 보따리 장꾼들은 장터거리 차일 밑에서 한 됫박 막걸리에 꼬막 한 사발 까는 것을 큰 낙으로 즐겼다."
꼬막의 효능
돌조개목 돌조개과에 속하는 꼬막은 우리나라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간조(干潮) 후 수심 10m 안팎의 개펄에 서식하는 조개입니다.
꼬막은 참꼬막으로 불리는 꼬막과 똥꼬막으로 불리는 새꼬막, 피조개의 세 종류가 있습니다.
산란기인 7~9월을 지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로서 보성천 하구와 여자만(汝自灣) 개펄에서 캔 꼬막은 겨울철 별미로 소문나 있습니다.
꼬막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성분이 적어 다이어트에 적당한 식품입니다. 특히 꼬막 100g당 1,000㎎이 넘는 천연 타우린 성분과 함황아미노산의 일종인 메티오닌과 시스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 및 숙취해소에 좋습니다. 또한 무기질 가운데 철과 아연 성분이 풍부하여 빈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증강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꼬막의 역사와 꼬막무침 조리법
꼬막은 고막, 참꼬막, 똥꼬막, 샅조개, 안다미조개 등으로도 불립니다.
안다미조개는 ‘그릇에 담은 것이 넘치도록 많다’는 뜻을 지닌 순 우리말인 ‘안다미로’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옛 문헌에 기록된 꼬막의 이름으로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江瑤柱(강요주)’, 1803년에 김려(金鑢)가 저술한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瓦壟子(와롱자)’,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蚶(감)’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산어보』에는 꼬막이 “크기는 밤만 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다. 빛깔은 하얗고 무늬가 세로로 열을 지어 늘어서 있으며 줄과 줄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기와지붕과 같다. 조갯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許筠)은 소문난 미식가이자 요즘 표현을 빌면 ‘조선의 맛집 블로거’였습니다. 허균이 1611년(광해 3)에 자신이 직접 맛본 90여 가지가 넘는 전국의 별미음식을 소개한 『도문대작(屠門大嚼)』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꼬막과 관련하여서는 1618년(광해 16)에 저술한 『한정록(閒情錄)』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허균은 술안주를 ‘음저(飮儲)’라 하여 바다에서 나는 것과 색다른 것, 기름진 것, 과일, 채소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각기 대표적인 식품을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꼬막으로 요리한 ‘조감(糟蚶)’이라는 안주를 대합조개, 게와 더불어 어패류 가운데 가장 좋은 안주인 청품(淸品)으로 꼽았습니다. 꼬막이 조선시대에도 인기 있는 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일대에는 꼬막식당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꼬막탕, 꼬막무침, 꼬막파전, 양념꼬막 외에 다양한 꼬막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 꼬막무침 재료와 조리법
● 재료: 꼬막, 미나리, 간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쪽파, 참기름, 깨
● 꼬막무침 조리법
1. 꼬막을 소금물에 해감 시킨 후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2. 냄비에 물을 끓인 다음 꼬막을 넣어 삶다가 꼬막의 껍질이 벌어지기 전에 꺼낸다.
3. 꼬막을 찬물에 살짝 헹군 다음 살과 껍질을 분리하고, 미나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
4. 간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쪽파,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을 3에 넣고 버무려 준다.
5. 접시에 담아 깨를 뿌려 낸다.
'세계요리 > 한국의 전통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꿀꿀이죽으로 알려진 경상북도 구황음식, 갱시기 (0) | 2023.02.14 |
---|---|
안동식혜에 관한 두번째 이야기, 안동식혜 만들기 (13) | 2023.02.14 |
볏집 가마니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 볏섬만두 (0) | 2023.02.13 |
고기로 국물을 우려낸 곰탕의 대표, 나주곰탕 (0) | 2023.02.10 |
부안해변에서 잡힌 바지락으로 맛을 낸, 바지락죽 (0) | 2023.0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