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밥, 약반(藥飯)이라고 불리는 약식(藥食)은 정월 대보름과 회갑, 혼례 등 큰 잔치에 만들어 먹는 전통음식입니다. 약식은 꿀, 간장, 참기름으로 간을 한 찹쌀밥에 잣, 밤, 대추 등을 섞어 쪄낸 음식입니다. 주식보다는 떡으로 분류합니다. 이번엔 약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약식의 유례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1 「기이(紀異)」편, 사금갑조(射琴匣條)에, 신라 21대 소지왕이 제위에 오른 지 10년 되는 해, 정월 대보름에 까마귀가 재앙을 미리 알려 왕의 목숨을 구했고, 이에 대한 보은으로 이날을 까마귀 제삿날(烏忌日)로 정하고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 지냈다는 고사가 나옵니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에 찰밥을 짓는 풍습에서 약식의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찰밥에 꿀과 기름을 섞고 밤이나 잣, 대추 등을 넣는 약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이색의 『목은집(牧隱集)』에 “찰밥에 기름과 꿀을 섞고 다시 잣·밤·대추를 넣어서 섞는다. 천문만호(千門萬戶)의 여러 집에 서로 보내면 새벽빛이 창량(蒼凉)하매 갈까마귀가 혹하게 일어난다.”라는 약식을 노래한 시가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편찬된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등의 각종 세시기와 『임하필기』, 『동국여지승람』, 『오주연문장전산고』, 『용재총화』, 『지봉유설』 등의 각종 문헌에서도 약식에 관한 설명이 나오고 이를 읊은 시도 많이 보입니다. 이러한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와 약식은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만들어 먹는 정월 대보름의 별식이 되었습니다.
약 자가 붙은 이유
우리 조상들은 음식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의식동원(醫食同源)’ 또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의약품과 음식은 몸에 이롭고 보완해 주는 것으로 그 근원은 같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 음식 중에는 약주, 약과, 약식, 약고추장 등 ‘약(藥)’ 자가 붙은 음식이 많습니다.
정약용이 지은 『아언각비(雅言覺非)』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꿀을 흔히 약이라 하여 밀주(蜜酒)를 약주(藥酒)라 하고, 밀반(蜜飯)을 약반(藥飯)이라 하며, 밀과(蜜果)를 약과(藥果)라고 한다”라고 씌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약식의 약(藥) 자는 몸에 이로운 음식인 동시에 병을 고쳐주는 음식이라는 뜻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약식 만드는 법
◈ 재료: 찹쌀, 찹쌀가루, 잣, 밤, 대추, 설탕, 소금, 황설탕, 계피가루, 진간장, 대추, 캐러멜소스, 꿀, 참기름, 유자청, 유자청 건지
◈ 만드는 법
1. 깨끗이 씻은 찹쌀을 깨끗이 씻어 3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 후 건져내 물기를 뺀다.
2. 베보자기를 깐 찜통에 약 40분~1시간 정도 찌는데, 도중에 위아래를 한두 번 고루 뒤섞어 골고루 익힌다.
3. 속껍질을 제거한 밤은 2∼3등분하고 유자청 건지는 곱게 다진다. 씨를 발라낸 대추는 깨끗이 씻은 후 2∼3조각으로 자른다. 잣은 먹기에 편하게 고깔을 제거한다.
4. 찰밥이 뜨거울 때 반으로 나누어 각각 커다란 그릇 위에 펼쳐 놓는다. 하나는 꿀과 설탕, 계피가루, 캐러멜소스, 간장, 참기름을 넣고 고루 섞는다. 다른 하나는 꿀, 유자청, 유자청 건지, 소금을 넣어 고루 섞어 충분히 간에 배게 기다린다.
5. 양념한 각각의 찰밥에 참기름과 잣과 밤, 대추를 넣어 잘 섞어 버무린 후 센 불에서 익히다가 시간이 흐르면 보통 불에서 은근히 중탕하여 쪄낸다.
참고자료
단행본: 정재홍. 한국의 떡. 서울: 형설출판사, 2003.
단행본: 이성우. 한국요리문화사. 서울: 교문사.
단행본: 한복진, 한복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1. 서울: 현암사, 2000.
웹페이지: "약식." 한국민족문화대백과. n.d. 수정, 2018년 4월 24일 접속
웹페이지: "약밥." 한국민속대백과사전. n.d. 수정, 2018년 4월 24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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