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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요리/한국의 전통음식

서해 갯벌에서 채취한 굴로 만든, 간월도 어리굴젓

by 허브마스터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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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굴입니다. 싱싱한 굴을 초장에 찍어 먹으면 바다를 통째로 먹는 느낌이 납니다.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우면 더 맛있는 굴. 이 굴로 만든 어리굴젓은 밥도둑의 우두머리 격입니다. 특히나 간월도 어리굴젓은 맛있기로 유명한데 왜 그리 유명한지 알아보겠습니다.

 

굴로 만든 어리굴젓
굴로 만든 어리굴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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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도 어리굴젓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는 천수만(淺水灣) 내 안의 유일한 섬으로, 연륙 이전까지 간조에 넓은 갯벌이 드러나 어패류를 채취하기 최적의 공간입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물살이 빨라 거친 물살을 견디며 자란 간월도 굴은 조직이 조밀하고, 굴알의 날감지가 여덟 겹으로 많아 영글고 맛이 좋습니다.

 

간월도에는 농지가 부족해 주민들은 마을 앞 갯벌에 크고 작은 돌을 깔아 굴밭을 조성해 굴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고추도 귀하던 시절 고춧가루를 넣어 삭힌 어리굴젓은 명절에나 먹던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생계 수단이었던 굴 풍년을 기원하며 굴부르기제사를 지냈습니다. 주민들은 추위를 막고자 거적을 쓰고, 조새로 굴 껍데기를 까고, 조새에 달린 쪼마귀로 굴알을 도려내 채취했습니다.

 

 

천수만 안쪽의 유일한 섬인 간월도

 

간월도 전경
간월도 전경(출처-한국관광공사)

 

서산시와 태안군의 해안은 육지로 깊숙이 내만되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고, 수심이 낮은 천수만(淺水灣)입니다. 수심은 얕은데 조류의 흐름이 빠르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갯벌이 넓게 드러납니다. AB지구 방조제간척 이전에는 사면이 갯벌로 싸여 있어 유독 맛있는 굴이 생산되었습니다. 자연산 굴은 4월에 산란하며, 바위나 돌에 붙어 성장하며, 9월이 되면 채취할 수 있을 정도 성장합니다. 일 년 중 가장 맛이 좋은 굴은 매서운 추위와 바람을 무릅쓰고 채취한 1~2월의 굴입니다. 크기가 작아 잔굴이라 부르는 간월도의 굴은 날감지가 발달하고, 조직이 조밀해 식감이 좋습니다. 

 

 

잔굴이 많이 자라는 간월도

 

간월도 전경
간월도 전경(출처-한국관광공사)

 

방조제 건립 이후 굴밭이 소실되었습니다. 1985년 이후 마을 앞 장벌에서 굴의 생육이 확인되어 1986년에 어촌계원이 주도하여 마을 앞쪽 큰 말과 벗 앞이 갯벌에 굴발을 만들었습니다. 어선 20여 척을 동원해 돌을 옮겨 다가 갯벌에 깔았습니다. 자연굴밭 30ha, 양식장 15ha에서 채취한 굴은 오랫동안 간월도의 특산물인 어리굴젓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겨울에 해풍을 맞으며 4~7시간 동안 굴을 캐는 아낙네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거적을 뒤집어씁니다. 꽁꽁 언 발이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나막신을 신고 굴밭 이곳저곳을 다닌다고 합니다.

 

대장간에서 맞춘 조새의 방우새로 굴 껍데기를 쪼은 후 조새 아래쪽에 끼워 둔 ‘ㄴ’자형의 조막이로 굴눈을 도려냅니다. 굴눈은 물이 빠지도록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에 담은 후 다른 굴 껍데기를 쫍니다. 허리를 굽히고 오랜 시간을 작업하는 아낙네들은 허리를 펴는 것이 소원이었을 정도로 고된 작업을 지속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거친 물살을 견디었기에 조직이 단단한 간월도 굴은 인근에서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났습니다. 소금에 절인 굴젓은 간월도 아낙네의 손맛이 더해져 어리굴젓으로 탄생했습니다. 서울까지 소문난 어리굴젓은 전국에서 유명한 상품으로 여겼습니다. 짜게 담아 둔 굴젓의 국물은 감칠맛을 내는 양념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간월도의 굴부르기제

 

간월도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굴이 많이 나기를 바라며, 음력 정월 초나흗날에 굴제를 지냈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듯이 굴이 몰려오기를 바라며 밀물이 가득 찬 ‘한 장궐 차는 시간’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석화(石花, 굴)야, 석화야”를 연거푸 외치고, “천수만 일대 있는 굴은 간월도 굴밭으로 다 오라”, “도투마리[안면도의 끝] 밖에 있는 굴, 죽도 밑으로 있는 굴, 천수만에 있는 굴은 간월도 전부 오라”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합니다. 굴을 부르고, 굴을 쫓는 시늉을 하며, 굴 풍년을 기원하는 모습에서 간월도 주민의 간절한 소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단행본: 『2018년 한국무형유산종합조사 농경·어로 분야(충청도)』, 국립무형유산원, 2018, 간월도 어리굴젓과 굴부르기

정기간행물: 김효경, 『천수만의 옛 모습』, 서산문화원, 2017.

웹페이지: "굴부르기 군왕제 마을", 디지털서산문화대전, seosan.grandcult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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