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다가오니 우리 선조들은 그믐날에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역시 지혜로운 선조들은 이날도 똑 부러지게 음식을 드셨습니다. 한해를 잘 마무리하면서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골동반을 먹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골동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골동반(骨董飯)의 정의와 유례
남은 음식은 해를 넘기지 않는다고 하여 섣달그믐날 저녁에 남은 음식을 모아 비비는 밥입니다. 민간의 풍속에 음력 12월 30일인 섣달그믐에 남은 음식을 모두 모아서 골동반(骨董飯)을 먹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골동반은 비빔밥을 가리키는 한자어입니다.
중국 명나라 때의 동기창(董其昌)이 쓴 『골동십삼설(骨董十三說)』이란 책에서는 분류가 되지 않는 옛날 물건들을 통틀어 골동(骨董)이라 부른다고 하면서, 이 뜻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혼합하여 조리한 국을 골동갱(骨董羹)이라 하고, 밥에 여러 가지 음식을 섞어서 익힌 것을 골동반이라 한다고 했습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1월조에서 골동면(骨董麪)을 언급하면서 골동은 뒤섞는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강남(江南) 사람들은 반유반(盤遊飯)이란 음식을 잘 만든다. 젓, 포, 회, 구운 고기 등을 밥 속에 집어넣는 것으로 이것은 곧 밥의 골동이다. 그러므로 예부터 이런 음식이 있었다.”라고 하여 골동반이 곧 지금의 비빔밥임을 보여줍니다.
골동반(骨董飯)의 특징
‘골동반’은 궁궐에서 먹던 비빔밥으로 특히 섣달그믐 저녁에 먹는 골동반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수라간에 남아 있는 음식을 새해가 오기 전 모두 먹어버려야 했기에 골동반에 들어가는 재료는 유독 풍성했다고 합니다. 궁궐음식인 만큼 비빔밥 한 그릇에 육지와 바다의 재료가 함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골동반은 특이하게 말린 다시마인 ‘부각’을 재료로 사용합니다. 부각을 밥 위에 올리거나 밥 자체에 쇠고기와 부각을 넣어 비비기도 합니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ㅇㅇㅇ 박사는 “갖은 재료가 한 그릇에 들어가 있어 약간 질척할 수 있으나 부각을 넣으면 바삭거려 식감이 좋아진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동반 만드는 법
◈ 재료(4인분)
쇠고기(우둔살) 200g, 표고버섯 4개, 오이 200g, 소금 약간, 도라지‧고사리‧콩나물 150g씩, 식용유 약간, 흰 살 생선 100g, 소금‧후춧가루‧밀가루 약간씩, 달걀 2개, 다시마(15cm) 1장, 밥 4 공기, 참기름‧고추장 약간씩, 고기 양념간장 3큰술, 설탕 1+1/2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후춧가루 1큰술씩, 나물 양념 국간장 2작은술, 다진 파‧참기름 2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 식용유‧후춧가루 약간씩
◈ 만드는 법
1. 쇠고기(우둔살)와 표고버섯은 얇게 썬다.
2. 오이는 어슷 썬 뒤 소금을 뿌려 살짝 절인 다음 물기가 배어 나오면 물기를 꼭 짠다.
3. 도라지는 가늘게 잘라 소금을 넣고 주물러 헹군 다음 물기를 없애고, 고사리는 깨끗이 씻는다.
4. 콩나물은 깨끗이 씻어 냄비에 담고 물과 약간의 소금을 넣은 뒤 뚜껑을 덮어 푹 삶는다.
5. 쇠고기 양념장 재료를 잘 섞은 뒤 ①을 넣고 버무린 다음 기름 두른 팬에 볶는다.
6. 도라지와 고사리는 기름 두른 팬에 살짝 볶는다.
7. 나물 양념장 재료를 잘 섞는다.
8. ③에 나물 양념장을 3분의 2 정도 넣고 버무린다.
9. ④에 남은 나물 양념장을 넣고 무친다.
10. 흰 살 생선은 살만 얇게 포를 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 뒤 밀가루를 바른다.
11. ⑩에 달걀 1개를 풀어 달걀물을 입힌 뒤 팬에 구운 다음 1cm 폭으로 썬다.
12. 달걀 1개는 지단을 부쳐 채 썬다.
13. 다시마는 기름에 튀겨 부각을 만든 뒤 잘게 부순다.
14. 볼에 밥과 쇠고기, 표고버섯, 오이, 도라지, 고사리, 콩나물, 흰 살 생선, 다시마, 참기름을 넣고 비비면서 소금으로 간한다. 이때 고명으로 얹기 위해 각각의 재료를 약간씩 남긴다.
15. 그릇에 ⑭를 담고 고명을 얹은 뒤 고추장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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