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설날이면 어머님과 형제들이 쭉 둘러앉아 음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니 뭐니 해도 프라이팬에 기름을 듬뿍 두르고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했던 전이 많이 생각나면서 먹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전을 간납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번엔 간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간납(전)의 정의
간납은 채소류나 육류, 어패류 등의 재료를 얇게 저미거나 다져,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입힌 다음, 기름에 부쳐 만든 음식입니다. 통상적으로 전이나 꼬챙이에 꿰어 만드는 적 등의 제수용 음식을 말합니다. 간납은 예나 지금이나 제사 때 반드시 필요한 음식들 중 하나입니다.
간납(전)의 유례
전(煎)은 생선이나 고기, 채소 등을 다지거나 얇게 저며 양념이나 간을 하여, 밀가루와 달걀을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입니다. 전은 잘게 썬 재료를 반죽에 넣어 부쳐낸 부침개와는 그 형태가 다릅니다.
기름에 지지는 조리법으로 인하여 전(煎), 저냐, 전유어(煎油魚) 등으로 불리었고 궁중에서는 전유화(煎油花)라고 하였습니다. 전의 재료로는 별다른 제약 없이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며 잔칫상이나 주안상,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입니다.
간납은 제사에 쓰이는 전류나 적류를 일컫는 말로 간랍이라고도 합니다. 간납의 어원은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인 간적(肝炙)의 남쪽에 놓았다고 하여 부른 ‘간남(肝南)’에서 유래하였고 합니다.
19세기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고기로 만든 육간납, 생선으로 만든 어간납 외에 여러 종류의 간납을 통틀어서 어육 각색 간납이라 적어 놓았습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간납의 조리법이 30여 가지 이상 기록되어 있고, 『조선요리법』에는 꼬치에 꿰어 만드는 적류도 간납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사를 지낼 때 간납은 주로 제상의 세 번째 줄에 놓으며 고기전은 왼쪽, 생선 전은 오른쪽(魚東肉西)에 놓습니다. 간납은 예나 지금이나 제사 때 반드시 필요한 음식들 중 하나입니다.
간납(전) 만드는 법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한 대목에서 간납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꼭 있어야 하는 음식 간납은 쇠간이나 처녑, 그리고 쇠고기와 생선들을 얇게 저미거나 곱게 다져서 밀가루를 입히고 달걀을 씌워서 기름에 부친 저냐다."
◈ 재료 - 쇠고기, 양, 천엽, 간, 생선, 조개, 굴, 깨소금, 달걀, 마늘, 소금, 파, 참기름, 밀가루
◈ 만드는 법
1. 육간납은 쇠고기를 얇게 저며 칼집을 내고 파, 마늘, 간장으로 양념을 하여 밀가루와 달걀을 묻혀 부친다.
2. 양은 잘 다져서 소금, 후춧가루, 마늘로 양념을 하여 밀가루와 달걀을 섞어 동그랗게 만들어 부친다.
3. 천엽간납은 천엽의 한쪽 면만 밀가루와 달걀을 묻혀 지진다.
4. 간간납은 얇게 밀가루 묻혀 달걀을 묻혀 지진다.
5. 간깨간납은 간을 저며 그대로 기름에 지진 다음 깨소금을 앞뒤에 뿌린다.
6. 조개 모양을 살려 기름에 부쳐 조개간납을 만든다.
7. 굴간납은 물기를 뺀 굴에 밀가루를 묻혀 달걀을 씌워 부친다.
8. 생선간납은 포를 떠서 후춧가루와 소금을 뿌리고 밀가루를 묻힌 후 달걀을 씌워 부친다.
참고자료
웹페이지: "어육각색간랍." 문화콘텐츠닷컴. n.d. 수정, 2018년 7월 11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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