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떡은 옛날 보릿고개를 넘길 때 소나무의 속껍질에 쌀을 섞어 죽이나 떡으로 만들어 먹었던 구황음식에서 유래한 경상북도 칠곡군의 향토음식입니다. 이번 글에선 송기떡에 관한 슬프지만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입니다.
송기떡의 정의와 유래
송기(소나무의 속껍질) 가루와 멥쌀가루를 버무려 시루에 쪄 안반에 친 떡입니다. 재래종 소나무가 사용됩니다.
주로 가난한 농민들이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서 만들어 먹었으며, 비싼 곡물을 적게 넣고 배를 채우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드물게 부유한 집에서도 향이나 색을 위해서 소량의 송기를 넣은 떡을 만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간혹 송기떡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것은 이쪽이고, 진짜 송기떡은 개떡처럼 먹을만한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당시의 굶주린 백성들이 소나무의 속껍질로 만들어 먹은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정됩니다.
송기떡의 특별한 제조 과정과 탈북자들의 음식 생활
치는 떡이므로 길게 뽑아내면 송기 가래떡, 넓적하게 늘여 잘라내면 송기절편, 얇게 편 뒤 소를 넣고 접으면 송기 개피떡이 됩니다.
사실 재료 특성상 제대로 만든 것은 사람이 먹을 것이 못됩니다. 다만 탈북자들에게는 애환이 담긴 음식이기도 합니다. 탈북자들이 보릿고개가 닥치면 연명을 위해서 먹는 음식 중 하나로 그나마 전통 소나무인 적송이나 해송으로 만든 것만 사람이 먹을 수 있고, 그 이외의 소나무인 리기다소나무(강송), 잎갈나무, 개잎갈나무 등으로 송기떡을 만들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이 때문에 죽는 사람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리기다소나무로 만드는 경우 뱃속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잎갈나무나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의 경우 목피에 가시가 있어 떡을 만들었다가는 내장이 손상되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19세기 북유럽에서는 소나무 껍질을 호밀가루와 섞어 만든 빵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송기떡 재료와 만드는 법
근래에는 송기떡을 지역 특산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나무향이 자연스럽게 나는 떡으로 숲 속에서 떡을 먹는 느낌이 납니다.
● 재료 : 소나무 속껍질, 멥쌀, 찹쌀, 팥고물, 설탕, 소금, 중조(탄산수소나트륨)
● 만드는 법
1. 멥쌀과 찹쌀은 물에 불렸다가 건져 물기를 뺀다.
2. 소나무 속껍질을 솥에 넣고 '베이킹소다'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중조를 풀어 넣고 삶아낸 후 24시간 정도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어 물기를 뺀다.
3. 삶은 송기에 불린 멥쌀과 찹쌀, 소금을 넣고 찧은 후에 시루나 찜통에 20분 정도 쪄낸다.
4. 쪄낸 재료에 설탕을 넣고 치대다가 길게 모양으로 만든 다음 적당히 썰어 팥고물을 묻혀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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