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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한국의 양식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경양식의 유례

by 허브마스터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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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으로 줄까요? 밥으로 줄까요? 이런 말은 요즘 MZ세대 들은 잘 모를 것입니다. 80~90년대의 레스토랑에서는 애피타이저로 수프가 나오고 메인 요리에 곁들이는 가니쉬로 빵과 밥 중에 선택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젊은이들에겐 가장 인기있는 데이트 장소인 경양식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양식집의 대표 음식인 포크커틀렛 사진
포크 커틀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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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양식의 정의

 

경양식(輕洋食)은 특히 간소한 유럽식 느낌의 요리를 부르는 한국의 식사 분류입니다.

 

주로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하이라이스, 돈가스, 함박 스테이크나 나폴리탄 느낌의 파스타 등을 취급하며, 돈가스의 경우 분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넙적한 돈가스와 소박한 마카로니, 드레싱 소스가 뿌려진 감자 및 양배추 샐러드가 특징입니다. 여기에 수프와 빵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종종 넓은 의미의 분식과 메뉴가 겹칠 때도 있습니다.

 

 

경양식의 어원 및 역사

 

경양식의 한자를 풀이하면 '가벼운 서양 요리'라는 뜻입니다. 이를 양식에 관한 신조어로 오해하기 쉬우나,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도입한 서양식 식문화인 화양식(和洋食, 와요-쇼쿠)이 일제강점기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전래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쭉 써 오던 어휘입니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들어온 일본 문화가 대부분 그렇듯, 서양 음식을 일본에서 일부 리뉴얼 한 화양식이 한국에 상륙한 것이니 일본풍이 다소 가미된 서양식 요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화양식은 일본식 다방인 '킷사텐(喫茶店)'에서 커피와 함께 주력으로 취급하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1960~1970년대가 되면 ‘경양식 전문점 ○○싸롱’과 같은 광고에서 보듯 경양식이라는 용어가 본격 사용됩니다. 또한 이 시기 경양식집은 낮에는 식당이지만 저녁에는 술집으로 둔갑하는 곳이며, 청소년들의 댄스 파티장으로 탈선 장소가 되면서 퇴폐 행위의 단속 대상이 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1968. 7. 16, 『경향신문』 1974. 12. 11)

 

1980년대 이후 이탈리아 요리가 경양식을 대신해 서양식 레스토랑의 메인으로 자리 잡고 1990년대부터는들이 많이 등장해서 경양식으로 대표되던 이른바 양식 외식 시장을 주도하였습니다. 반면 오므라이스나 돈가스는 분식으로 분류되며 간단한 식사 메뉴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오므라이스나 돈가스를 외식 메뉴라고 하기도 민망해졌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도 이런 음식들이 외식 메뉴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패밀리 레스토랑의 전신 격인 식당입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외식 장소로는 레스토랑에게, 메뉴로는 김밥천국 등에게 밀려서 많이 자취를 감춘 수준입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도리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이 쇠퇴하고, 복고 열풍과 함께 과거 경양식풍의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생기면서 인기가 다시 올라가고 있습니다. 주요 상권이나 쇼핑몰, 백화점 지하 식당가, 제법 고급스러운 상권에 가도 옛날 7080식으로 만들어진 햄버거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습니다. 

 

 

경양식의 특징과 주 메뉴

 

옛날에는 양식당이라고 해서 제법 그럴듯한 인테리어와 깔끔하게 와이셔츠를 입고 나비넥타이를 맨 웨이터가 있었습니다. 웨이터가 주문을 받고서 "빵으로 하시겠습니까, 밥으로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빵을 고르면 모닝 빵과 스테인리스 접시에 담긴 잼이 나오고 밥을 고르면 (종종 깨를 뿌린) 쌀밥 한 덩이와 김치, 단무지가 반찬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식을 제공하기 전에 수프가 제공되기도 하였습니다. 옛날에는 처음 양식당에 간 사람들이 이 수프가 돈가스인지 알고 수프만 먹고 계산을 하려 했다는 에피소드도 가끔 있었다고 합니다.

 

경양식과 그렇지 않은 곳을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절대 돈가스나 다른 고기메뉴들을 썰어서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경양식 집에서는 절대 돈가스를 썰어서 내오지 않고, 고기 덩어리를 튀긴 채 소스를 얹어서 내왔습니다. 그것이 사실상 경양식집의 특징이 되어서 칼질하러 간다는 말이 곧 양식집에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양식은 주 메뉴인 ‘함박스테이크’, ‘비후가스’, ‘돈가스’, ‘오므라이스’ 등 다양한 가스(등심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côtelette, 영어의 cutlet의 일본식 발음이다)는 커다란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양배추 ‘사라다salad’와 작은 밥공기를 엎은 형태의 밥이 함께 나옵니다. 가스류의 메인 요리 위에는 붉은빛이 도는 갈색 소스를 흘러내리게 얹는데 이것이 경양식의 상징처럼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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