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보고 맛보는 것이 언젠가부터 전 세계인의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겨울철 동네 길가에 서서 호호 입김을 불면서 먹던 호떡도 전 세계인의 간식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하지만 치명적인 뜨거움을 선사하는 호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호떡의 정의 및 특징
대한민국의 길거리 음식 중 하나. 밀가루나 찹쌀로 반죽하여 안에 설탕을 넣고 납작하게 눌러 구운 음식입니다.
강력분으로 만든 반죽을 기름에 튀겨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 기름진 맛과 설탕을 넣어 만든 소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인기가 매우 좋은 겨울철 먹거리. 먹을 때는 보통 직사각형으로 자른 두꺼운 종이를 반으로 접어 호떡을 집고 먹습니다. 먹다 보면 뜨거운 기름과 설탕물이 흘러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요즘은 호떡 자체를 반으로 접은 후 종이컵에 넣는 것으로 대체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밀가루뿐만 아니라 찹쌀 반죽으로도 많이 만듭니다. 찹쌀로 만든 게 대체로 더 쫄깃한 편. 특히 밀가루 반죽에 비해 찹쌀가루 반죽은 반죽 재우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선호하기도 합니다. 물론 밀가루 반죽의 고소한 맛 때문에 밀가루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호떡 안에는 계피가루와 흑설탕을 주로 넣는데 종종 견과류도 잘게 부숴 넣어 녹은 설탕물이 흐르지 않게 하면서 먹을 때 아작아작 씹히는 맛을 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땅콩,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을 넣습니다. 땅콩만 들어간 것을 일반적인 호떡이라 부르고 해바라기씨와 호박씨가 가득 들어간 것을 씨앗 호떡이라 부릅니다.
호떡의 역사와 유행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청나라에서는 조선에 3천 명의 병사를 파견하고 자국의 상권 확보를 위해 상인들도 함께 건너옵니다. 이들은 청나라가 무너진 뒤에 귀국하지 않고 남게 되는데 자금이 있는 이들은 청요리집, 자금이 없는 이들은 호떡집을 운영하였습니다.
즉 1910년대에 우리나라에는 호떡집이 우후죽순 생겨납니다. 이 때문에 어떤 이들은 청나라 사람, 즉 호인(胡人)들이 팔던 떡에서 호떡의 어원을 찾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민간 어원설에 불과합니다.
호떡 역사는 기원전 2세기 실크로드의 개척과 연관된다. 실크로드를 통해서 중국의 비단, 도자기 등이 서역에 소개되는 동시에 서역의 문화도 중국에 소개됩니다. ‘호풍(胡風)’이라 부를 정도로 서역의 이국 문화가 유행하면서 이때 들어온 음식 중 호떡(胡餠)이 있었습니다. 즉 호떡의 호는 청나라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아랍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조선 후기에 백과사전식 지식을 담은 《송남잡지(松南雜識)》 호떡에도 언급됩니다. 당나라 현종이 호떡을 먹었다는 말과 함께 호인(胡人)들이 먹은 떡 또는 호마(胡麻)를 넣었기 때문이라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호떡이 크게 유행한 것은 1920년대입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대형 건설 현장이 늘면서 쿠리(苦力)라 부르는 중국 노동자들이 대거 건너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호떡은 먹기 쉬우면서 값싼 대용식이었습니다. 중국인 노동자가 늘면서 호떡집도 함께 늘었습니다. 당시 1926년 신문기사에는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할에 소재한 900명의 청나라 사람 중에서 100명이 호떡집을 운영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 호떡은 지금의 호떡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기름에 지지는 것이 아니라 화덕에 구워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조리 방식의 변화는 1970년대에 식용유의 등장 이후로 생각됩니다.
현재는 각 지역에서 호떡 속을 설탕 외에도 채소, 당면, 씨앗 등 다양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반죽 역시 밀가루뿐만 아니라 찹쌀, 쌀가루, 녹차가루 등을 이용해 맛과 식감의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식탁 위의 한국사(주영하, 휴머니스트, 2013),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김찬별, 로크미디어, 2008), 실크로드를 통해 전해진 서역의 음식(편성철, 문화재사랑158, 문화재청, 201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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