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에 아내에게 출출한데 뭐 먹을 거 없을까?라고 했는데 후다닥 떡국을 끓여 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즘 시중에 파는 사골 국물에 냉장고 한구석에 있던 떡을 흰떡으로 간식 제대로 먹었습니다. 어제 먹은 떡국이 생각나서 가래떡을 알아봤는데 재미난 내용들이 많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래떡의 정의
멥쌀가루를 찐 다음 안반(흰떡이나 인절미 등을 치는 데 쓰이는 받침)에 놓고 매우 쳐서 둥글고 길게 늘여 만든 떡입니다.
멥쌀은 우리가 주로 먹는 흰 쌀을 의미합니다. 찹쌀에 비해 찰기는 덜 하지만 소화가 용이합니다.
가래떡과 관련된 재미난 내용
설날의 시식 중에서 어느 집에서나 만드는 것은 흰떡[白餠]입니다. 흰떡은 멥쌀을 가루 내어 쪄서 떡판에 올려놓고 메로 친 다음 손으로 길고 둥글게 만들었습니다. 이 떡을 칼로 돈짝처럼 납작납작하게 썰어 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바로 흰 떡국입니다. 이 떡은 오래 칠수록 쫄깃하고 맛이 좋으므로 안반에 놓고 칠 때 꽈리가 일도록 오랫동안 치도록 합니다. 요즈음은 대부분 떡집에서 기계를 이용하여 가래떡을 만듭니다. 흰떡으로 불리던 떡 이름처럼 흰색 위주의 떡이었습니다. 요즈음은 녹색, 붉은색, 노란색 등 오색 떡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례상에 올리는 떡국은 흰떡만으로 끓여서 올려야 합니다.
떡으로 만드는 음식은 대체로 정월에 많이 먹습니다. 떡볶이는 고추장을 넣어 맵게 하는 법이 아니며, 각색 채소를 떡과 곁들여 먹는 음식입니다. 예전에는 떡볶이를 하려면 가래떡을 토막 내거나, 4cm 길이로 자르고 다시 세로로 4절 하였으나, 요즈음은 떡볶이 떡(떡면)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떡의 굵기가 지름 1cm 미만에 길이도 5cm 정도입니다. 100% 쌀 떡, 쌀에다 밀가루를 10~20% 섞어서 만든 혼합 떡, 밀가루가 주재료인 밀가루 떡이 있습니다. 젊은이의 취향에 맞게 오색 떡볶이 떡, 떡 속에 치즈가 들어 간 떡도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음식법飮食法』(1854)에 나오는 흰떡 국수는 떡을 가늘게 만들어서 먹는 쌀국수의 일종입니다. 쌀가루로 가래떡 만들 듯 찐 것을 흰떡 치듯 매우 쳐서 얇게 민 다음 실처럼 가늘게 썹니다. 이를 물에 잠깐 데쳐 내면 국수사리처럼 됩니다. 이 흰떡 국수를 신선로에 말아먹고 잡탕에도 넣었습니다.
떡 수단은 차례상에 오른 우리 음료로, 부드러운 꿀물에 쫀득한 떡을 띄워 은은한 맛을 냅니다. 가래떡을 연필 만한 가는 굵기의 따뜻한 것으로 준비하여 도마 위에 녹말을 뿌린 뒤 떡을 손으로 굴려 가며 늘이면서 0.7cm 길이로 썹니다. 작게 썬 떡에 녹말을 묻혀서 끓는 물에 삶고, 찬물에 헹굽니다. 오미자 우린 물에 설탕과 삶은 떡 수단을 넣고 잣을 띄웁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에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 위에 놓고 자루 달린 떡메로 무수히 쳐서 길게 만든 떡을 흰떡[白餠]이라 합니다. 이것을 얄팍하게 돈같이 썰어 장국에다 넣고 쇠고기나 꿩고기를 넣고 끓인 다음 고춧가루를 친 것을 떡국[湯餠]이라 합니다. 이것은 제사에도 쓰고 손님 대접에도 사용하므로 세찬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 국에 넣어 끓였으므로 옛날에 습면[濕麵]이라고 불렀다. 시장에서는 정월 음식으로 이것을 판다. 속담에 나이 먹는 것을 떡국을 몇 그릇째 먹었느냐고 한다.” 떡국에 고춧가루를 넣는다고 하여 생소하지만 후춧가루의 오기인 듯합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1819)에는 좋은 쌀로 가루를 만들고, 체로 쳐서 물로 고수레를 한 다음 시루에 쪄서 안반 위에 놓고 떡메로 쳐서 조금씩 떼어내 손으로 비벼 둥글고 길게 마치 문어발같이 늘여 놓습니다. 이것을 권모拳摸(비빈 떡·흰떡)라고 합니다. 먼저 장국을 끓이다가 국물이 펄펄 끓을 때 그 떡을 돈 모양같이 잘라서 그 끓는 국 속에 집어넣습니다. 끈적끈적하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 것이 잘된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돼지고기, 쇠고기, 꿩고기, 닭고기 등을 섞기도 합니다. 제석[除夕] 날 밤에 식구대로 한 그릇 씩 먹습니다. 이것을 병탕餠湯(떡국, 병 갱餠羹)이라고도 합니다.
가래떡의 특징과 숨겨진 의의
가래떡은 기다란 떡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떡입니다. 부모의 장수를 축수할 때 긴 가래떡 위에 오색실을 감아 큰 상 위에 올립니다.
설날에 가래떡을 썰어 떡국을 끓여 먹는 이유도 이 축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참고자료
東國歲時記, 飮食法, 600년 서울 음식(김숙년, 동아일보사, 2001), 한국음식(황혜성, 민서 출판사, 1987), 한국음식의 맛과 멋(이효지, 신광 출판사, 2005), 한국풍 속지(양재연 외, 을유문화사, 1982).
'일상생활속 음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낙지의 효능과 대표적인 낙지요리 (2) | 2022.10.25 |
---|---|
귀한 손님을 위한 한국 전통 음식 "강정" (0) | 2022.10.24 |
가을에 만나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제철 음식들 (2) | 2022.10.20 |
CNN선정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마사만 커리" (0) | 2022.10.20 |
톡 쏘는 매운맛과 아삭한 식감의 별미 "갓김치" 와 갓의 효능 (0) | 2022.10.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