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과 같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 염원을 담아 마시는 술이 약주입니다. 그중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4호인 신선주는 10가지 이상의 약재가 들어가는 약주입니다. 신선주는 충북 함양 박 씨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약주로, 누룩부터 모든 과정이 전통의 모습을 고수하고 있으며 현재는 ‘현암재’에서 신선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열 가지 이상의 약재가 들어가야 붙는 이름 - 신선주
신선은 죽지 않는다. 늙지도 않는다. 불로불사의 신선이 마시는 술을 약주라고 합니다. 옛말에 약주는 ‘백약의 으뜸’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신선’이라는 이름은 주로 약재가 들어간 술에 붙는 이름입니다. 신선주는 몇 가지의 약재가 들어가냐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5가지의 약재가 들어가면 ‘오선주’, 7가지는 ‘칠선주’, 8가지가 들어가면 ‘팔선주’라고 불립니다. 약재가 10가지 이상 들어가야만 ‘신선주’라는 이름이 붙여집니다.
현재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된 신선주는 총 12가지의 약재가 들어갑니다. 들어가는 약재는 생지황, 숙지황, 인삼, 당귀, 감국, 구기자와 구기자뿌리(지골피), 유계, 맥문동, 하수오, 우슬, 천문동이 들어갑니다. 신선주는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많게는 20가지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20가지 이상이 되면 “신선을 뛰어넘어 세상을 구한다”라고 하여 제세신선주(濟世神仙酒)라고 부릅니다.
신선주의 가장 큰 특징이자 목적은 건강증진입니다. 그래서 신선주에는 전염병, 혈관관계, 신경관계 등 여러 질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 강장 효과, 발모와 윤택한 피부를 만들어주는 약재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선주를 마시면 건강해지고, 검은 머리에 윤택한 피부를 가진 신선처럼 된다고 믿어왔던 것입니다.
속리산 물로 18대째 빚고 있는 신선주
신선주를 생산하는 충청북도 청주시 미원지역을 포함하여 충청북도는 속리산에서 발원된 물이기 때문에 옛날부터 물이 순하고 깨끗하고 좋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충북 무형문화재 2,3,4호가 다 맛좋은 물로 빚은 맛 좋은 술입니다.
그중에서도 물맛으로 이름난 미원면 계원리에서 생산하는 신선주는 함양 박씨 집안에서 약 400년간 18대 동안 내려오고 있는 가양주로 1994년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과거 신라시대 때 최지원이 마을 앞의 신성봉에 암자를 짓고 속리산을 바라보며 술을 즐겨마셨다고 합니다. 술을 즐기던 고즈넉한 정자가 있는 신선봉의 이름에서 유래되어 신선주라 부른다고 전합니다.
국산 누룩으로 3차에 걸쳐 발효
좋은 술을 빚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누룩입니다. 사실 최근에는 많은 술들이 일본에서 만든 누룩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신선주는 누룩도 직접 만들어 사용합니다. 또한, 아끼지 않는 정성과 좋은 재료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술을 빚기 위한 고두밥은 찹쌀로 짓는데 투명한 물이 나올 때까지 100번 넘게 씻어야 합니다. 과거 신선주에는 12가지의 약재를 담았지만, 현재는 우슬, 하수오, 구기자, 천문동, 백문동, 생지황, 숙지왕, 인삼, 당귀 육계까지 10가지 약재를 넣습니다.
신선주를 만들기 위해 먼저 고두밥을 짓습니다. 고두밥에 누룩과 약재를 골고루 섞어 손으로 치댄 다음 항아리에 담아 감국(국화의 일종)과 지골피(구기자 뿌리)를 다린 물을 부어두고 기다립니다.
30도에서 약 일주일정도 발효의 과정을 거치는 1차 발효가 끝나면 25도의 온도에서 일주일, 저온에서 다시 일주일을 기다려줘야 술이 완성됩니다.
신선주는 빚은 뒤, 맑은 발효주를 그냥 약주로 마시기도 하지만 용수를 박아 이를 증류해 소주로 마시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술이 시어지기 시작하면 소주를 내려 마셨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술은 40도의 신선주입니다.
전주 이강주,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전통주
설날 어린아이도 마셨던 액운을 물리치는, 도소주(屠蘇酒)
탁한 세상을 벗어나고 싶은 주말에 마시는 "청주" 한잔
'세계요리 > 한국의 전통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상체질에 기초한 자신에게 맞는 전통술 찾아보기-첫번째 (0) | 2023.07.28 |
---|---|
전통과 맛의 대표주, 해남 진양주에 대해 알아보자 (2) | 2023.04.27 |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 향긋한 효모향과 깊은 맛의 조화 (0) | 2023.03.22 |
전주 이강주,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전통주 (3) | 2023.03.22 |
연엽주, 가을의 풍미를 담은 전통주 (3) | 2023.03.22 |
댓글